왜 식물원일까? 공모

대상작품: 산호초아이 (작가: 모로Moreau, 작품정보)
리뷰어: 제오, 18년 2월, 조회 72

(아래쪽에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그다지 중요할 것 같지는 않군요.)

리뷰를 쓰려다 보니 문득 반젤리스의 Fields of Coral이라는 곡이 생각나네요.

그래서 유튜브 링크를 달아 봅니다: Vangelis: Fields of Coral

이제 리뷰. 탐미적인 부분은 제외하고, 뭐랄까, ‘이과적인’ 측면에서 써 보겠습니다.

우선, ‘왜 식물원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호초 아이의 이미지나 ‘생태’와는 잘 안 맞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식물원에 뜬금없이 어항이 나타날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어항은 대체 누가 가져다 놓았을까요?), 물 속에 있어야 하는 아이가 뭍에 나와서 물 한 컵으로 버텨야 했겠지요. 숨을 데가 별로 없을 것 같은 식물원 안에서 잘도 사람을 피해 숨어야 했구요. 식물원 바로 옆에 바다도 있어야 했고.

차라리 바다와 연결된 해양박물관 정도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화자는 해양에 대해 너무 잘 알아도 안 될 것 같고 중년이어도 곤란할 것 같으니 박물관 아르바이트생이나 (그러니까, 스쿠버다이빙 장비를 하고 물 속을 다니면서 관리하는 그런 식의 아르바이트) 신참 연구원 정도로 하고. 그리고 박물관 내에 바다와 유리 한 장으로 격리된 구역에서 신비한 산호가 발견되는… 제가 너무 멋대로 공상을 하는 걸까요.

그리고 화자의 행동 중 하나가 납득이 잘 안 갑니다. 아이를 계속 벗겨 놓은 채 생식기를 관찰하는 게 그겁니다. 화자는 나체도 자연스럽다고 했지만, 사람처럼 생기고 대화도 되고 생식기처럼 보이는 기관을 가지고 있는데도 계속 그렇게 두는 건 좀 이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화자는 아이의 생식기에 집착하는 것 같기도 한데, 소설 묘사 상 아이가 남성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니 망정이지 그 반대였다면…

사실 이 나체 문제도 무대가 식물원 대신 해양박물관이었다면 별 무리 없이 지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제가 소설의 의도를 잘 이해하지 못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뭐든지 상식적으로 납득되기를 바라는 독자의 투덜거림 정도로 생각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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