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공모

대상작품: 손님으로 돌아가다 (작가: 최승윤, 작품정보)
리뷰어: 자작나무, 18년 2월, 조회 50

이 작품에는 1인칭 화자에게 부정적인 감정이 들게 하는 여러가지가 등장한다. 빛, 지구, 한계, 아내가 그것이다. 처음에 그는 22년전 우주를 가로지르는 빛의 선을 보며 기묘하고 불길한 예감을 가진다. 그리고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답답함을 느껴서 우주로 나오고, 그의 한계를 조롱하는 아내는 오히려 한계를 넘어서는 돈을 요구한다.

시종일관 주인공을 압박하는 이런 요인들과 우주장의업이라는 불길한 기운이 담긴 주인공의 직업 때문에 이 작품은 어두움이 흐르다 못해 흘러넘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러한 묵직함은 숱한 아이러니를 안고사는 인간의 삶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SF의 장점은 시공간을 넓혀서 현재가 아닌 다른 상황속에서 지금의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 속에서 공간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리는 주인공은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려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작품 속에서 이런 그의 의지는 좌절되지만 그 과정은 기묘하게 아이러니하다.

주인공은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는 기이한 예감을 받고, 어쩌면 그런 운명의 거부하려는 의지 때문에 그 운명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이다. 나비 효과나 뫼비우스의 띠처럼 아이러니한 연쇄반응 때문에 주인공은 거부하려는 자신의 운명 속으로, 생기지 않았던 블랙홀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결국, 예감은 틀리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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