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생활 한참 하다보면 부대가 집처럼 느껴지는 때가 옵니다. 대충 상병이 꺾이고나서부터 그런 경험을 하게 되죠. 휴가를 나갔다가 ‘집에 돌아간다’는 말을 하게 된다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 수수께끼가 이런 식으로 읽혔습니다.
호국훈련을 시작합니다.
기갑중대가 정해진 지역에 도달하기 위해 남쪽으로 1Km를 내려갔습니다.
거기서 커다란 곰을 만났습니다.
잡으면 포상휴가다 싶어서 기갑중대가 일제 효력사를 때립니다.
곰은 포탄에 맞은 상태로 동쪽으로 1Km를 달렸습니다.
기갑중대는 그 뒤를 바짝 쫓았지만, 끝내 곰을 잡지 못했습니다.
허탈한 마음으로, 사냥꾼은 북쪽으로 1Km를 갔고 자신의 집에 도착하게 되었죠.
자, 여기서 많은 분들이 남쪽 동쪽 북쪽으로 갔는데 어떻게 집이 나오느냐 의아해 하실 겁니다.
답은 본부가 진지를 버리고 동쪽으로 1Km 이동했다는 겁니다. 기갑중대는 곰을 놓쳐서 본부에 복귀한 거고요.
그럼 곰은 도대체 무슨 색일까요.
그 전에, 여러분은 불곰사업이라는 것을 아십니까.
1990년, 당시 노태우 정부는 냉전시대의 앙금을 풀고 소련과 수교를 하면서 경협차관 30억 달러를 소련에 제공하기로 결정하였고, 1991년 말까지 일부인 14억 7000만 달러를 소련에 제공하였으나 소련이 망해버렸습니다.
일단 채권 자체는 국제법상 망한 국가를 계승한 국가는 그 망한 국가가 다른 나라에게 지고 있던 채무 상환과 같은 의무를 이행해야 할 의무를 가진다.라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소련을 계승한 러시아 연방이 채무상환의 의무가 있었고 1993년 러시아 정부도 소련의 채무를 계승해서 제공된 차관을 현금은 3년 거치 5년 균등분할하기로 소비재로는 2년 거치 전액’ 상환하기로 보증했지만. 1991년 이후로 러시아의 경제가 말 그대로 파탄상태로 치달으며 1995년 6월에 현금 1910만 달러와 알루미늄 1270만 달러만 상환받을 수 있었죠.
결국 자금부족에 시달리던 러시아 정부는 현금이나, 자금으로 전환하기 쉬운 원자재 대신, 자국내 실업도 해결할 겸 헬기, 방산물자 등 공산품으로 상환하기를 원했습니다. 이에 한국도 동의해서 1995년 7월 양측 정부는 현금상환을 대신할 현물상환 협정을 체결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일단 1993년 만기 도래 분인 원금과 연체이자를 합쳐 4억5000만 달러 어치의 부채를 원자재, 헬기, 방산물자 등으로 1995년부터 1998년까지 상환하게 되었고요. 이중 방산물자 관련을 ‘불곰사업’이라고 칭합니다.
이때 넘어온 방산물자 중 T-80U , BMP-3 등의 장비를 운용하고 있는 곳이 바로 ‘제3기갑여단’입니다. 그래서 이 부대를 흔히 ‘불곰’이라고 부릅니다. 호국훈련에서 마주친 제3기갑여단은 무슨 색일까요.
국방색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