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욕망 감상

대상작품: 좀비말살계획 (작가: penguin, 작품정보)
리뷰어: Professor, 18년 1월, 조회 122

또라이가 셋에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 하나라. 무서운 필력이다. 선을 몇 개 그은 것 같지도 않은데 인물이 드러나고 그 양감이 묵직하다. 작가는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사회에서라면 머그샷이 어울렸을 법한 인물들을 그들의 기행과 범죄, 모험을 드라마틱하게 제시하는 방식으로 그려내지 않았다. 대신 노동으로 그들의 삶을, 일상으로 욕망을 포착했다. 그래서 더욱 스산하다. 사이코패스 살인마가 노래하는 내면의 심상에서 서정성마저 느꼈다면 작품에 지나치게 설득당한 것일까.

좀비는 오히려 풍경이다. 사람의 욕망과 바닥을 극단까지 드러내게 하고 두드러지게 만드는 시약에 가깝다. 작품의 초점은 수색단이 여로를 나아가며 밝혀지는 인간의 이야기에 맞춰져 있다. 4인4색의 욕망과 목적이 어떤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으며, 그들을 움직이는 것은 어떤 기제이며, 마침내는 그들이 어떤 식의 끝을 맞을 것인지.

중심 인물 네 명 가운데 세 명은 어느 정도 패를 드러냈지만, 아직 한 번도 속내가 조명되지 않은 인물이 하나 있다. 앞으로 그 인물이 어떤 행보를 펼칠지 궁금하다. 의도적으로 사건의 알맹이가 아니라 껍질을 짚어 지은 것 같은 제목이 어떤 식으로 완성될지도. 마지막으로 고백하겠다. 이 작품은 정말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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