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못해, 눈이라도 감아야 널 거부할 수 있으니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눈을 감지 않기로 약속해 (작가: 스트렐카, 작품정보)
리뷰어: 그리움마다, 18년 1월, 조회 22

삶에 있어서 소통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 지 우린 압니다..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우리이기에 우린 누군가와의 소통과 연결을 하고 사는 것이죠, 이 소통의 관계가 혼자서 이루어질 수는 없는 것입니다.. 나에게 있어서 필요한 소통의 무엇인가를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그(그녀)의 수긍이나 거절이나 어떤 식으로의 대답을 요구하게 됩니다.. 어쨌든 혼자서 할 수 있는게 우리에겐 존재치 않으니까요, 물론 혼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타인과 연결되지 않는 혼자만의 일이라는 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있을 수 없으니 타인과의 연결이나 소통을 하기 싫은 경우에는 가능한 한 외면을 방법을 택하게 되죠, 대체적으로는 묵묵부답이나 마주보길 거부하고 눈을 감거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등 어떤식의 연결의 고리를 떼어내려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나 결혼이란는 생활의 삶속에서 부부의 소통에 있어서 많은 부분이 이런 외면적 방법으로 상처를 피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남자들이 그렇죠, 그러니 저도 그런겁니다.. 만약 아내가 이런저런 요구나 불편한 점이나 힘든 점이나 상황적으로다가 제가 감당하기 쉽지 않은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시작하면 살포시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거나 휴대폰을 보는 척하는 경우가 있죠, 그럼 대뜸 지금 내말 듣고 있어,라는 외침이 되돌아옵니다.. 그 다음을 상상하시는 대로,

고2인 남선진이라는 친구는 특이한 성격을 가진 조금은 또래의 친구들과 외떨어진 생활의 틀을 가진 친구입니다.. 주변에서는 세상속에서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사는 인간같다는 소문이 파다하죠, 그런 성격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이유가 있습니다.. 남선진은 특이한 이력과 생활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인물이기 때문이죠, 이 친구는 우리가 사는 세상속에서 존재하는 이물들을 퇴치하는 일종의 퇴마사적 이능으로 이세계에서 마법의 기술을 익혀 현실속의 마귀들을 처리하는 일을 하죠, 물론 고2입니다.. 어린시절 이계로 넘어가 죽음보다 더한 마법술을 익혀 현실로 돌아와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 그에게 전달된 메시지로 동네 중학교에 출현한 주먹질이라는 도깨비를 처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처리 현장을 같은 고등학교의 여학생이 목격한 것이죠, 이름은 천사야라는 특이한 아이인데 현장을 목격하고서도 전혀 당황하지 않은 체 남선진에게 오히려 마법에 대해 되묻기도 합니다.. 온갖 위협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마법을 가르쳐달라는 천사야의 요구에 기억을 지울 능력이 자신에게 부족한 남선진이 이 아이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서는 2주의 시간이 필요함에 따라 기억을 지울때까지 천사야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합니다.. 어차피 지울 기억 그동안 아이가 원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나쁘진 않을테니까요, 근데 외면해버리면 되었을 천사야의 요구를 왜 굳이 남선진은 들어주게 된 것일까요, 그리고 이들에게는 어떤 이면의 진실이 있는 것일까요,

일종의 판타지스러운 이야기의 도입부입니다만 그 판타지스러운 상황은 많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 소설이 판타지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판타지의 세상에 대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주로 다루어지고 있는 것이죠, 이계의 능력을 가진 또래의 아이가 보여준 행동에 대해 현실의 한 아이는 그 친구의 마법에 대해 궁금해합니다.. 그리고 기억을 지우기전까지 그 마법과 아이에 대해 알고 싶어하죠, 단순한 이야기처럼 보입니다만 이 대화와 상황속에 내포된 남녀의 관계와 소통과 소외의 상황들은 이들의 과거와 현실의 상처와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죠, 정확하게 이들의 관계적 설정에 대해 이해하긴 어렵지만 작가님께서 이야기하시고자한 의도는 대략 알 수 있겠더군요, 하지만 이 의도에 대한 이해만으로 이 작품의 감상을 정리하게에는 조금 부족한 단편의 아쉬움이 있습니다.. 일단은 개인적으로 남선진이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상황과 과거의 설정등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은 것에 대한 궁금증이 이 작품의 감상에 걸림돌이 되었다는 점과 이 걸림돌속에 가장 중요한 남선진과 천사야와의 과거 기억이 잊혀진 시절의 관계적 단서 역시 제대로 파악이 어렵다는 점인거죠, 얘네들이 뭔가 둘만의 관계적 소통과 과거의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부분에 있어서도 작가님께서는 비유나 돌려서 과거의 상황에 대한 암시만 해주시는 것 같더라구요, 물론 이 모든 것은 어떠한 작품속에 내포된 행간에 담긴 중요한 단서를 캐치하지 못하는 무식한 독자의 감상평이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비전문적인 저같은 줄거리와 대강의 상황적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는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되네요,

그렇지만 남선진이라는 이계의 능력을 보유한 퇴마사와 그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알고 그의 마법과 함께 그에게 다가서고자하는 현실속의 삶에서 늘 소외당하고 혼자인 천사야라는 여학생의 관계는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이들의 관계가 조금 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단순한 철학적이고 비유적인 관계적 소통에 대한 어려운 문장들보다는 말그대로 판타지스러운 대중적 문장과 내용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셔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었지 싶은데 말이죠, 2주일이라는 시간동안 몇몇의 판타지스러운 상황적 스펙타클과 긴박감도 함께 포함한 이들의 관계적 유쾌한 대중적 흥미도 적절하게 가미해주셨더라면 보다 즐겁고 재미난 소설로 집중할 수 있었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초반의 판타지한 상황을 넘어서면 다음부터 마지막까지 너무 현실속의 남녀의 관계적 이야기와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인물의 설정적 과거에 대한 단편적 단서들이 나와서 읽는동안 허전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로맨스도 아니고 사회적 소통의 소외적 감성도 부족하고 그렇다고 판타지의 흥미로움도 아쉬운 각각이 2%씩 부족한 면을 가지고 있어서 말이죠,

그러니까 왜 남선진이 그렇게 행동해야만 되는 지에 대한 이야기를 넌지시 제시는 하되 구체적으로 알아듣게끔 보여주시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작가님께서 의도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가 갑니다만 – 사실 작가 코멘트의 내용 때문에 더 파악이 어려워진 측면도 없지않아 있다고하면 실례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 그래서 얘네들 어떻게 되는건데,라는 의구심을 가지는 부분 역시 안타까운 감상인거죠, 인간의 감성적 소외나 불안한 심리적 고립과 타인과의 관계적 부담에 대한 거부적 방법론에 판타지스러운 이계의 상황적 비현실을 현실속 관계속에서 짜맞혀 보여주시는 설정은 나름 독창적이면서 흥미롭긴 했습니다.. 단지 그것만으로 이 작품에 대해 좋은 이야기로 마무리하기에는 아쉬움이 큰 것이죠, 조금 더 주인공의 배경이나 설정과 연결고리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속에 추가로 그려내주신다면 더 흥미롭고 즐거운 독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단편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연재물형식의 남선진과 천사야의 이야기를 각 챕터마다 조금씩 그려내시며 과거와 현실, 무엇보다 판타지스러운 이능의 상황적 묘사를 조금 더 구체적을 그려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재미있을 것 같아요, 갈수록 좋은 전문적 리뷰를 적어주시는 독자님들이 많으셔서 한 말 또 하고 주절거리는 제 독후감에 대한 회의가 커가고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혹시라도 제가 재미지게 읽었다는 것 하나만은 알아주세요, 재미없으면 독후감에 나쁜말 적기 부담되기 때문에 그냥 독후감도 안쓰는게 당연한거니까, 그죠?.. 여하튼 늘 건필하시고 좋은 작품 앞으로도 많이 선보여주세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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