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들에게는 배반자인 감상

대상작품: 영혼의 치유 마법 (작가: 조제, 작품정보)
리뷰어: 리체르카, 17년 10월, 조회 35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지인들이 더러 늘어나고,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어디가 좋으냐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게 된 그런 사회를 살아가면서 새삼 느낍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처들은 치료해야 할 우선순위에서 확실히 빗겨나 있고, 그건 고통받는 당사자에게만이 고통이 되어 그의 영혼을 좀먹는다는 것들을요.

그렇기에 이 엽편의 주인공은 엄청난 수혜를 받은 사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니, 마음의 상처를 겉으로 보이는 외상보다 더 확실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단 말이야? 작가님이 말미에 적어 놓은 것처럼, 정신과 치료를 마법으로 받을 수 있는 그런 방법이 있다면 솔깃할 사람이 한 둘이 아니겠지요. 우리는 모두 삶 속에서 상처받고 있지 않나요? 직장 동료에서부터 가족이나, 키우는 고양이에게까지 상처를 받는 무른 두부같은 사람들이니까요. 그런 상처들은 모이고 모여 큰 상처로 곪아버리는데, 그것이 많은 사람들의 발목을 잡아채는 질병의 일환으로 불리며 치료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흘러야 했지요. 몇년 전까지만 해도 정신병원에 다닌다고 하면 곧 이상한 사람 보듯 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니까요. 이제는 그래도 대중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직 모자라지만.

다시 글 이야기로 돌아가서, 정말로 그런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어떤 힘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주인공은 그 상처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빼앗기는 것을 염려해요. 상처가 나은 자리가 분명 단단해지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그런 상처들 때문에 일상생활로 돌아오지 못하고 매번 생의 단절을 꿈꾸는 자들에게는 굉장히 어처구니 없는 소리입니다. 신이 그런 힘을 줬는데 그게 상처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그만 두겠다니! 아마도 그런 힘을 가진 사람이 이런 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얼굴을 한 대 때리지 않고는 못 배길 거라고요. 그러니까 그런 분들에게 이 주인공은 어마무시한 기만자이고 배반자인 셈입니다.

사실, 그의 생각에 동의하는 마음이 없지는 않습니다. 분명 상처는 치유되어가고 극복되는 과정 속에서 사람을 성장시킬 거예요. 그래도 가끔은 정말로 버겁고 힘들어 이런 것에 매달리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 테지요. 작가님과 마찬가지로 그러한 것이 있었으면, 하고 조금 바라보며.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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