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법한 이야기의 매력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개구리 공주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리체르카, 17년 10월, 조회 95

개구리 공주는 그 생김새가 몹시 개구리스럽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입니다. 실제로 개구리와 연관된 것도 아니지만, 아무튼 겉모습이 별명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옛이야기에서 흔히 나오는 일이지요. 공주는 귀비의 배에서 난 첫째 딸입니다. 아들이었다면 살해당했을 아슬아슬한 정치적 위치에 자리 잡았는데, 정상적이지 못한 생김새와 건강하지 못한 몸 때문에 견제받거나 하지는 않고 사랑만 받고 자랍니다. 귀비는 아이를 귀히 여기는 것을 조상님이 꿈에서 나타나 해준 말 때문이라고 중얼거리는데, 그것이 사실일지 아니면 그저 평범하지 않은 아이를 낳아 죄스러운 어미의 마음일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차후 개구리 공주가 황실의 적합성을 나타내기 위한 증표처럼 황후 자리에 오르는 것을 보면, 그게 정말 예언의 실현인지 바람이 현실이 된 건지는 한 끗 차이인 것 같기도 해요.

아무튼, 이야기는 개구리 공주를 쭉 보여주다가 주인공을 슬그머니 바꿉니다. 공주와 놀아줄 동무로 뽑은 아홉 살 난 여자아이에요. 이름은 샤올리입니다. 세간의 평가와 달리 자기 일을 성실하게 할 줄 아는 아이이고, 공주에게 적응해가는 시간을 압축해 보여주었기 때문인지 염려했던 것과 같은 사고를 치지는 않습니다. 약간 정도, 아이가 보일 수 있을 법한 떼를 쓰는 정도.

이야기는 인물들에게 꽤 호의적이라고 느껴집니다. 특히 귀비는 부처에 가까운 인내심과 사랑을 보여주는 인물인데, 몸이 약해 일찍 죽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아끼고 염려하던 자식이 황제의 곁에 앉게 되는 것을 보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생각했답니다. 지극한 사견이어요.

개구리 공주는 홀로 생활하기 어려운 금치산자입니다만, 보통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단박에 버려졌을 이가 황후의 자리까지 오르는 그 모든 과정을 오로지 타의로 이루어낸. 어찌 보면 굉장한 인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그 모든 과정에 공주의 뜻은 그다지 없었겠지요. 그녀가 아끼고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하라고 하니 움직였고, 그리하여 역사 속의 한 인물이 되는 그런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샤올리는 공주와 함께하던 세월을 잊고 왕의 여자가 되고, 자식을 낳고, 어머니가 됩니다. 두 사람 모두 시대의 중심에 있지는 않지만, 궁에 머무르는 탓에 그 흐름에 필연적으로 휘말렸지요. 강렬하게 튀는 뭔가가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역사의 한 면은 이러했단다 하고 들려주는 옛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모닥불 냄새가 나는 이야기여요.

조금 횡설수설했습니다만,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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