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찾으러 갔다가 신을 마주했는가? : [그것]이 던지는 서사적 충격
처음 이 원고의 소개를 접했을 때 나는 코웃음을 쳤다.
잃어버린 웰시코기를 찾다 이집트로 향한다?
전형적인 B급 하이 콘셉트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120장의 마지막을 확인한 지금, 나는 내 오만함을 반성하며 이 소설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일상의 냄새에서 우주의 진동으로 : 감각의 전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은 감각의 설계에 있다.
하진우의 사무실에서 나는 식은 컵라면 냄새와 멈춰버린 LP판의 잡음으로 시작되는 1장은 매우 정적이다.
그러나 진우가 낙산공원에서 금속 조각을 발견하고 소리를 듣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소설은 시각과 청각적 매체로 전이된다.
작가는 소리를 단순히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진우와 공명하는 주파수로 치밀하게 설정했다.
특히 주리와의 대화 중 고주파 음에 괴로워하며 <무언가가 오나? 아니, 가는 건가?>라고 내뱉는 장면은 이 소설이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 인류가 인지하지 못하는 거대한 흐름을 다루고 있음을 단번에 납득시킨다.
웰시코기 콩비라는 신의 한 수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하드 SF적 서사를 지탱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웰시코기 콩비다.
비형의 묵직한 전투력, 영재의 지질학적 지식, 주리의 분석 사이에서 콩비는 이 모든 거대 담론을 인간의 감정 영역으로 끌어내리는 닻 역할을 한다.
특히 이집트에서 진우 일행들을 이끌고 나가며 우주적인 스케일의 문 앞에서 가장 작고 연약한 생명체가 길잡이가 된다는 설정은 서사적 대비가 주는 쾌감을 극대화한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중반부 전문가들의 대화에서 정보량이 폭발할 때, 독자가 잠시 숨을 고를 틈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 갈증조차 다음 장으로 넘기게 만드는 속도감이 상쇄 시킨다.
최대한 내용을 유출하지 않으려고 했다.
혹시나 이 리뷰를 보고 읽어볼 결심을 했다면 나에게 고마워 해야 할것이다.
총평 : 작가 지망생의 시끄러운 논쟁이 예상되는 괴물 같은 3부작 중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