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살인사건’의 뒤바뀐 진실 감상

대상작품: 모녀살인사건 (작가: 김설단, 작품정보)
리뷰어: 그리움마다, 17년 9월, 조회 130

중년이 된 지금까지의 삶에서 기사화된 사회의 뉴스에 관심을 제대로 가지게 된 때는 그렇게 오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동안 뭐하느라 사회에 그토록 관심을 외면하고 살아왔는 지는 모르지만 내 인생 사는게 바빠다

는 핑계로 굳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 지도 모를 일이죠, 모르겠습니다.. 대학시절 조국의 앞날을 걱정한다는

되먹지도 않은 허세적 이유로 정치가 어떻고 사회가 어떻고 하던 놈이 군대갔다 와서는 취직 걱정하랴, 백수

몇년차를 지내고 힘겹게 취직을 하니 먹고 살일이 큰일이라 세상일은 나몰랑했던 것 같습니다.. 언듯 들려오는

충격적인 뉴스를 흘려듣고는 아는 척 사회의 빈부의 격차가 어떠니저떠니하면서 사회에 대단한 관심을 가진 척

개탄하던 부끄러운 기억도 있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과 각자의 비밀과 아픔과 고통을 안고 살아가죠,

물론 사랑과 행복과 여유로움이라는 반대적 삶도 대등하게 존재하겠지만 늘 그렇듯 우리에게 보여지는 삶의

이면은 늘 부정적인게 많습니다.. 한 가족의 죽음이나 아픔으로 점철된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뉴스를 볼때마다

우린 일종의 서민적 공감과 대중적 동조를 하게 되지요, 하지만 이 모든 뉴스의 참됨과 진실에 대한 적확한

이야기는 때로는 이미지에 숨겨져 가면으로만 보여질때도 있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 어느 시점에 과거 벌어졌던 사건에 대한 또다른 진실이 나오더라도 우린 쉽게 기존의 고정적 편견

을 버리지 못하고 의심을 하게 되곤 합니다.. 사회적 인식이나 대중적 관심의 오도가 얼마나 크게 우리에게 영

향을 주는 지 그떄서야 어느정도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번에 읽은 단편소설의 이야기도 이런

그동안 인지하지 못하고 사라졌던 과거의 뉴스의 한단락에 대해서 새로운 진실을 파헤치려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제목은 “모녀살인사건”입니다.. 모든 것이 범죄사실로 인식되어지고 밝혀진 사건의 숨겨진 이

면에 대해 조금씩 그 단서를 찾아나가는 것이죠, 그리고 이 소설은 일종의 르포적 형식으로 문장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하나의 사건의 또다른 진실을 시작부터 정면으로 마주보고 시작하고 있죠,

 

 

작가는 시작점에서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숨겨진 진실을 가진 사회적 사건들이 있다는 이야기로 어떤 사건의

진실에 대한 이면에 대한 작품적 의도를 먼저 드러냅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되죠, 수십년전의 한 살인사건

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면서 그동안 알지못했던 숨겨진 뭔가가 있다는 이야기이죠, 한 19세의 여성이 자신의 부친

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현장에서 체포되었고 자신이 자신의 부친을 살해한 정황을 설명하면서 그

녀는 자신이 부친을 흉기로 살해했지만 그건 자신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횡설수설하는 여성

의 죄책감과 심리적 압박감에서 나온 감정상태라고 치부한 경찰은 있는 그대로의 정황상의 근거로 그녀를 체포하

고 조사와 재판을 진행하죠, 조사 과정에서 여성의 어머니인 박진이라는 여성이 다시금 자신이 꿈속에서 자신의

남편을 살해했고 자신의 딸은 전혀 사건과 무관하다고 자수를 하게되지만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되었던 딸인 최지

현의 진술에 더 무게를 두고 박진이의 자수는 딸을 위한 어머니의 의도된 진술이라 보고 외면하게 됩니다.. 어머

니의 진실은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진술기록조차 남기지 않고 최지현은 재판정에 서게 됩니다..

그리고 딸의 진술과 어머니의 주장은 오히려 해가 되어보입니다.. 어머니인 박진이는 자신과 딸의 혼이 우연히

서로 바뀌어 그토록 싫었던 남편을 우연히 살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씨도 먹히지 않게 된 것이죠, 그리고 20년

형을 선고받은 딸은 더이상 항소를 하지 않았습니다.. 변호사를 찾아간 주인공은 항소를 하지 않았던 이유를 듣게

되고 그 이유의 중심인 심리학 박사를 찾으려고 하죠, 이 사건의 숨겨진 진실에 대한 열쇠를 쥐고 있는 듯한 박사

를 수소문끝에 힘들게 찾아낸 주인공은 그에게서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소설의 시작과 더불어 초반의 진행방향은 대단히 현실적인 기사적 방식을 택하여 독자들에게 궁금증을 자아내게

합니다.. 과거에 모든 범죄관련 진실이 밝혀졌던 것으로 보이는 그리고 마무리가 되었던 사건을 들춰내면서 작가

는 사건의 또다른 진실이 있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작가는 미리 시작점부터 답을 던져놓고 있습

니다.. 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첫단락에서 던져놓은 화두로는 과학적 규명이 불가능한 상황적 애매모함을

전제에 두고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과거의 마무리된 사건의 내막속에 이러한 일반적이지 않은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에 현실적 진행방향을 설정하고 이에 따른 르포적 기사의 형식으로 하나씩 그려나가고 있죠, 일단은 과거

벌어졌던 사건의 표면적 내막을 기사형식으로 독자들에게 보여주니 독자는 흥미롭게 집중하게 됩니다.. 물론 시작에

서 던져둔 작가의 의도를 대강 이해했다면 곧이어 벌어지는 사건의 이면을 듣고서는 그러려니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죠,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전제를 미리 밝히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사건의 표면과 이면을 번갈아

가면서 보여주면서 중간에 비과학적인 사건의 내면에 대해 한번에 터트려주고 또 이후에 이어지는 진실찾기를 해

나갔더라면 조금 더 즐거운 상황적 묘미가 있었지 싶은데, 혹여라도 작가님께서 그럼 니가 볼때에는 구체적으로 어

떻게 진행했으면 좋았겠는 지를 제시해봐라라고 한다면 입도 벙긋하지 못하겠죠,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것만

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런 성향의 작품의 장르를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장르적 느낌에서 딱히 충격적인

반전이나 임팩트를 가지지 못하면 이런 호러적 감성의 샤머니즘적 미신의 영역은 두드러진 인식을 가져다주진 못하

더라구요, 이 작품은 재미집니다.. 특히 중반을 넘어서서 후반을 넘어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의 흐름은 상당

히 속도가 넘치고 긴장감을 안겨줍니다.. 하지만 캐릭터들의 감정선의 변화라든지 흐름상 이어지는 반전의 구성은

조금은 전형적이다거나 헐거운 느낌을 저는 받았습니다.. 재미나 상황적 즐거움이나 흐름적 이야기의 구성은 나쁘지

않으나 딱히 독창적이거나 새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 죄송한 말씀이지만 전반적인 문장이나 이야기의 구성 자체

가 매끄럽게 다듬어지진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앞으로 작가님께서 많은 좋은 작품을 보여주시겠지만 그런 의

미에서 이 작품을 읽고 느낀 감상은 조금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무엇보다 마지막 보여주기는 하

시지 말았으면 좋았겠고 또 무엇보다 작가 코멘트는 더 하시지 말았더라면 나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작품이 주는 무게감을 이러한 마지막 코멘트와 첨부로 인해 많이 가벼워져버렸다는 아쉬움이 있어서

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작가님이 구성한 문장의 흐름과 필체의 르포적 방식은 독자로서 대단한 흥미와 궁금증을 함께

이끌어내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서 독서의 집중도를 올려주기에 전혀 부족함은 없었다고 말씀드리고 작가님의 성향

이나 장르적 취향이 개인적으로는 제가 선호하는 방향성에도 잘 맞는 것 같아서 저는 재미지게 읽었습니다..

또다른 작품도 기회가 되면 읽어 보고 독후감을 올리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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