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와 마주하고 있는 건 누구입니까? 공모(비평)

대상작품: 뱀파 가족이 이사 오면 생기는 일 (작가: 그레이 드비, 작품정보)
리뷰어: 선연, 1시간 전, 조회 15

안녕하십니까.

별 생각 없이 자유게시판에 들렀다가 너무도 간절함이 느껴지는 글을 보아 리뷰를 쓰게 되었습니다.

일단 저는 이 작품을 3화 정도까지 읽었습니다만.

(요즘 타인의 글을 잘 못 읽는 병에 걸려 그런 것이오니 취향에 맞지 않아서라는 곡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그럴듯하게 서론 만드는 재주는 없으니 작가님께서 가장 궁금해하실 피드백 위주로 리뷰를 써보겠습니다.

 

1. 글의 완성도 측면

(1)과도한 설명

-작가님 특유의 문체 같기는 한데, 설명하는 문장이 너무 많습니다.

작가라면 응당 자신의 글을 설명하고픈 욕망을 갖는 게 당연합니다만, 이 작품의 경우는 설명이 줄어야 합니다.

글의 전반적인 줄거리는 뱀파이어 가족이 시골 마을로 이사를 오며 벌어지는 일인데요.

설정 자체는 참신합니다만, 인물이 참신한 게 아니잖아요?

‘뱀파이어’라면 누구나 연상하는 특유의 이미지가 있으니 작중 등장하는 뱀파이어들이 특색 없이 일반적인 뱀파이어라면,

(아름다운 용모와 피를 갈구하는 특징 등)

구구절절 외적인 측면을 강조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머리카락과 눈 색, 그 정도면 설명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이것도 외국인이라는 설정과 뱀파이어로서의 이질감을 보여주기 위해 필요하다고 한 것이지, 훗날 인물 묘사가 필요한 순간 자연스럽게 추가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첫 화부터 인물의 용모가 빼어남을 과도하게 강조하고 있어 ‘이제 배불러요’가 절로 나옵니다.

첫 화라 힘을 빡세게 주신 것 같긴 하지만,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묘사를 지금의 절반 정도 삭제해 보세요. 정말 필요해 보이는 부분도, 비슷한 내용이 뒤에 나온다면 과감히 삭제하십시오.

일단 덜어내는 것에서 글이 시작됩니다.

 

(2)부족한 임팩트

-제가 앞서 설정이 참신하다고 했었죠.

하지만 이 글의 전개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됩니다. 제가 독심술사라서가 아니라, 배경이 순박한 시골 마을이기 때문입니다.

등장인물들을 고려하면 노리시는 바가 무엇인지 알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설정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임팩트가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현재의 작품엔 그러한 사건이 부재한 것 같습니다.

친근함과 정겨움이 장점인 작품이지만 투고가 목적이라면 거기서 그쳐선 안 됩니다.

이 작품만이 만들 수 있는 사건, 나아가 그 사건이 노리고 있는 빙산의 일각, 그런 게 필요합니다.

몇 가지 질문을 드릴 테니 한 번 답변을 작성해보시기 바랍니다.

독자가 이 작품으로 얻을 수 있는 건 무엇입니까?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는 무엇입니까?

그것이 ‘재미’라면, 그 재미는 어디에서 중점적으로 유발되고 있는 걸까요?

재미라는 진동이 발생하는 진원지를 쉽게 찾을 수 있나요? 그건 작가님 본인의 머릿속에서 탄생한 글이라서 아닐까요?

그리고 이건 정말 사견인데, 저는 제목도 수정을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제목이 너무 친절합니다. 제목 그 자체로 줄거리를 표현하는 게 나쁜 선택은 아니지만,

그것도 제목이 흥미로울 때 얘기죠.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렇게 흥미를 유발하는 제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작품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간단하고 심플한 광고 문구를 만든다고 생각해 보세요.

 

2. 글의 독자 측면

-본인 스스로 작품의 수준을 폄하하는 글을 남기셨으나 이 작품은 그 정도로 수준이 낮지 않습니다.

문법에 심각한 오류가 있지도 않고, 평범하게 술술 읽힙니다.

주 타겟층으로 하고 있는 독자가 청소년이잖아요?

성인들이 보기에 조금 유치해 보여도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이 청소년 문학으로서 만족스러운 성취를 거머쥐었느냐 하면,

물론 그렇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요.

아무래도 ‘청소년’이라는 단어 정의를 다시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작품 내용을 살려서 투고를 하려 하신다면, 차라리 아동을 주 타겟층으로 해서 문장을 대폭 수정하는 것이 나을 겁니다.

다른 리뷰에서도 지적한 바 있어 ‘청소년문학’이란 장르가 마냥 아름답고 청춘을 찬미하는 글일 필요는 없다는 점은 간략히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막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고 변해가는 신체와 오락가락하는 감정에 적응해가고 있는, ‘아이’가 아닌 ‘청소년’에게,

이 이야기가 얼마나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빠르게 본론만 얘기하자면 좀 더 다크하고 시리어스하게 써보시라고 제안 드리고 싶습니다.

네, 요즘 어른들은 청소년들을 지나치게 어리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 십대들은 철이라는 녹에 젊음이 부식되어 그렇게 아름답지도 않고 눈부시지도 않은 삶을 향유하고 있는데 말이죠.

학업 경쟁, 입시 경쟁, 인간관계 문제, 내 병든 마음과 싸우고 있는데 책 속에선 뱀파이어가 시골 마을로 이사를 옵니다.

학생 분들이 과연 그 책에서 무엇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을까요.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그럭저럭 오케이일 수 있지만, 더 넓은 독자층을 노리고 계시다면 한 번쯤 생각해 보십시오.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 정도가 전부인 것 같습니다.

부디 도움이 되셨길 빌며.

(물론 저 또한 전문적인 작가는 아니며, 지나가던 독자의 입장으로 리뷰를 썼다는 점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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