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것은 죄책감으로 인한 일종의 환상이었을까, “톱니바퀴” 감상

대상작품: 톱니바퀴 (작가: 양버터, 작품정보)
리뷰어: 쥰노, 2시간 전, 조회 4

Q. 작품을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톱니바퀴>라는 제목에서 예측되는 것처럼 이 소설은 어떤 맞물리는 힘이 연쇄적으로 이야기 내내 이어집니다. 그러나 그 힘은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환상과 진실이 엇갈리며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향하죠.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시작한 이 소설은 설마설마 하는 마음으로 읽게 되는 중반부를 지나,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시무시한 결말로 귀결이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Q. 작품을 읽으며 느낀 점

A. 이 작품의 중심에 있는 인물 중 하나인 기오는 한때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던 것처럼 보입니다. 왕따를 당했고, 부모를 잃었으며 할머니와 함께 새로운 동네에 와서 몇몇 소수의 친구를 사귀었죠. 기오라는 인물은 학교폭력의 피해자이기 때문에, 또 다른 피해자의 마음 또한 잘 이해하고 공감할 것이라는 것은 어쩌면 독자인 우리, 그리고 기오의 할머니인 달래씨 또한 마찬가지의 기대를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기오는 그 예상과는 달리 조금씩 자연스럽게 자신이 괴롭힘을 당했듯 누군가를 괴롭히는 것에 익숙해져가며 그것에 어떤 희열이나 즐거움을 느끼는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가 무너진 순간, 기오의 단 하나뿐인 보호자인 달래씨 또한 무너진 것처럼 보였고요.

작품 속 달래씨는 기오의 실종 이후 두통과 불면증, 어떠한 환시와 환청에 시달리게 됩니다. 처음 달래씨의 그 모습을 읽을 때는 걱정때문이겠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소설을 읽을수록 어쩌면 그것은 달래씨가 자신도 모르게 은연중에 가지고 있었지만 부정하고 싶었던 마음, ‘기오가 무엇인가 문제를 일으킨 것은 아닌가’의 생각에 대한 전조증상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했어요. 그리고 그 의구심이 조금씩 확신처럼 느껴지며 달래씨의 증상 또한 점점 심각하게 나타나는 것이지요. 어쩌면 그 모든 것은 기오의 과오에 대한 달래씨의 죄책감 때문에 나타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죄책감이 스스로도 옥죄이고 심지어는 환상 속에서 자신의 손자를 벌주게 된 것은 아닐까 하고요. 이 소설의 결말은 기묘합니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환상인지 헛갈리기도 하고요. 그러나 확실한 것은 기오와 친구들의 과오로 확신되어지는 그 행동의 결말이 마치 연좌제처럼 그를 아꼈던 가족들을 톱니바퀴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것이겠지요.

Q. 작품의 미래 독자에게

A. 입체적인 캐릭터, 현실감있는 설정, 기묘한 분위기,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전개 등 다채로운 분위기의 호러소설이었습니다. 다만 몇몇 장면들의 묘사가 저의 상상 속에서는 너무 잔인하게 느껴지기는 하더라구요. 그치만 정말 흥미진진하게 읽은 소설이었습니다 :)

 

목록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