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어왔지만
그 이후, 남겨진 가족들의 모습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 작품을 통해 그들의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마주하게 되었다.
나의 부모님이, 나의 형제가 죽고 난 이후의 모습을 감히 상상해봤지만 뚜렷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형제가 살던 집을 구경하고 있으면 눈물이 왈칵 차오를 것 같은데
덤덤하게 이야기하는 주인공의 메마른 문장이 오히려 마음을 더 울컥하고 먹먹하게 만든다.
가족이고 혈육이니까 서로의 상황이나 감정을 다 알아야 할 것 같지만
아마 주인공 또한 누나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누나의 집을 방문하고 발자취를 따라가는 과정은
누나에 대해 놓쳤던 부분을 찾아가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과정이 가족을 떠나보내는 진정한 마지막 인사 같아서 [나의 첫 장례식]이라는 제목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분명 글의 분위기는 무거운데 풍경 묘사가 자세해 마치 주인공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든다.
마지막 삶의 발자취를 함께 걷는 느낌도 들고,
배 탈거냐고 물어보는 아저씨의 짜증 섞인 목소리마저 내가 그곳이 있는 듯한 느낌에 정겹다.
참 오묘한 분위기이다.
글을 다 읽은 후 누나가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반복된 말의 의미를 생각해보았다.
하늘색, 푸른색을 좋아하고 바다로, 산으로 여행가는 것을 좋아하는,
누군가를 좋아하며 웃고 실연당하며 엉엉 울기도 하는 평범한 사람.
감정에 솔직한, 그러므로 애처로운 평범한 사람이었던 누나의 모습이 그러져 슬퍼진다.
하늘 아래 누나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동생을 보며 고맙다고 할까.
아니면 “그게 다는 아니야 바보야.”라고 말하고 싶을까.
두서없는 감상문이지만 마음이 저릿하고 먹먹해지는 좋은 글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