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공포를 어떻게 전해줄지? 공모(감상)

대상작품: 섬에서 온 열병 (작가: 와성, 작품정보)
리뷰어: 여백의미, 20시간 전, 조회 12

브릿G에 와서 처음으로 리뷰라는 것을 남겨봅니다.

이 리뷰를 남기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비단 저만 그런 것을 아닐 거라고 믿습니다. 리뷰를 처음 작성하시는 분이라면 같은 고민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리뷰를 남기게 된 이유는, 사실 특별하지 않습니다.

장편 연재 소설만 읽던 제가 처음으로 다 읽은 중단편이기도 하고요, 마침 리뷰 마감이 하루가 남았다는 것도 조금 동기부여가 된 듯합니다.

저는 작가도 아니고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아닌, 순수 독자. 그저 글을 사랑하는 독자일 뿐이므로 저의 리뷰가 작가님의 작품이나, 그간의 노력을 향하여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대단하지 않은 감상평을 몇 줄 적어보겠습니다.

 

저는 이 핵심 소재를 좀 더 디테일한 묘사와 충분한 템포를 가지고 전개했다면 공포감이 더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이런 상황이 일어났다 식의 전개가 소재 하나하나의 공포에 젖어 들 여유도 없이 ‘아아, 그랬구나’ 하고 지나가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44매 분량의 짧은 내용이라면 형이 전달해주는 이야기부터 어떤 괴이한 상상력을 자극하여 그 공포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게 했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상황에 대한 묘사가 이어지다가 처음 가족에게 이상 현상이 발생되고 난 후, 주인공의 감정이나 느낌을 설명하는 장면은 공포를 느끼는 감정을 전달해주기 보단 빠르게 달려오다가 급 브레이크를 밟은 듯 속도를 멈추고 애써 독자를 억지로 그 감정에 끌어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병이 어떤 경로로 왔는지, 그래서 주인공을 어떻게 괴롭혔고 어떤 결과가 일어났는지에 대한 묘사는 좀 더 구체적이고(좀 더 제 표현을 하자면) 과감하게 했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마치 매운 짬뽕을 시켰는데 생각보다 싱거워서 고춧가루를 더 넣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냥 그렇게 짬뽕 한 그릇을 대충 비워버린 느낌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호러장르에서 주로 쓰이는 공포감을 전달하는 단어와 문장의 클리셰가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진부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결국 호러는 서사보다 공포 그 자체의 Impact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우리는 글을 읽는 것이지, 영상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때문에 호러 장르의 글이 같은 장면을 묘사하더라도 어떠한 어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느끼는 감정은 천지차이로 느껴지는 거라 생각합니다. (쓰고 나니 어떤 장르의 소설도 그러하다 생각이 드네요.)

길지 않아 읽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4페이지째를 지나면서는 스크롤의 속도가 조금은 더 빨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스크롤을 내렸지만 개인적으로 제가 원하던 복선이나 마무리는 아니었습니다.

무엇의 의도하신 것인지, 어떤 연결고리를 통해 공포감을 전달하려 하셨는지는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달하는 방식이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한 자리에 앉아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해 낸 브릿G의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써주시면 종종 읽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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