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를 요청드리는 리뷰 감상

대상작품: 우리의 잃어버린 시간들 (작가: 삐후, 작품정보)
리뷰어: 태윤, 4시간 전, 조회 10

저 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같은 마음이실 거라 생각합니다만, 요즘은 볼 것도 읽을 것도 너무 많지요. 볼 만한 드라마와 영화도 손 앞에 있고 소설은 E-BOOK 과 같은 형태로 어디서든 읽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보기도 전에 미리 거르게 되는 거름망 같은 단계가 생기기 마련인데 제 경우에는 아무래도 로맨스에는 손이 잘 가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을 읽게 된 데에는 호드미미르 작가님의 [영원히 나를 사랑해주세요] 라는 작품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이야기를 드려야겠네요. 2021년에 읽었으니 공개된 지는 꽤 된 장편인데 지금은 삭제되어 읽을 수 없다는 것이 참 아쉬운, 재미있는 로맨스 소설입니다. 환상과 초자연 살인 같은 주제만 찾아다니던 제게 현실 로맨스의 참 재미를 느끼게 해 주었지요. 그리고 한 번 그 재미를 알고 나니 지금까지도 로맨스 라는 카테고리에 손을 대는 것이 그 전처럼 어렵지는 않더군요.

제게 로맨스 장르는 스릴러 물과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척추를 타고 흐르는 미세한 찌릿함. 그 설레는 느낌을 잘 표현한 작품일 수록 더 끌리더군요. 하지만 로맨스에는 다른 장르물보다 더 신경써서 갖추어야 할 요소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바로 ‘현실감’ 입니다. 장르 문학에서 로맨스만큼 감정이입이 잘 되는 장르가 또 없지요. 그러다 보니 배경이나 사건, 인물의 설정에 현실감이 부족하다면 인물에 흠뻑 빠져들기가 어려워지게 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 작품 [우리의 잃어버린 시간들] 은 현실감이 아주 뛰어난 로맨스 물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것도 꽤나 재미있는 장편 로맨스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이 작품은 현실감이 이야기의 몰입을 이끌어내줍니다. 저는 한희와 태준처럼 게임으로 만난 사람과 연애를 해 본 적도 없고(연애 경험 자체가 흑…) 임신과 가출 같은 큰 사건을 겪은 적도 없는데 왠지 몇 년 전에 제가 직접 겪은 일처럼 몰입을 하게 되는 것이 참 놀라웠습니다. 그렇다고 로빈 쿡의 의학 소설처럼 디테일로 덮어버리는 방식도 아닌 데도 묘하게 감정이입이 잘 되네요. 초반부에는 비슷한 에피소드의 반복이 있는데 그 부분을 넘어가면 ‘아, 곧 뭔가 나오겠다.’ 하는 기대 만으로 60화까지 쭈욱 달릴 수 있습니다. 이런 것도 제게는 참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이야기의 큰 전환점도 없고 반전도 없으며 자극적인 묘사도 없는데 왜 이렇게 계속 보게 되는 걸까…  저는 이것이 로맨스 소설의 장점이 아닐까 하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오래 전부터 남녀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동서양을 불문하고 모두의 관심사였습니다. 종족의 번성에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고 그 자체만으로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마력이 있으니까요. 최근에는 로맨스 장르에 스릴러나 미스테리가 결합된 장르가 유행이긴 한데 사실 사랑은 그 자체 만으로도 너무나 훌륭한 이야기거리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이 단지 이야기의 울타리를 넓히기 위해 지나치게 어두운 길로 가거나 스릴러의 형식을 가져오려는 시도를 보이진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습니다. 로맨스에 다른 장르가 섞이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이미 현실적인 연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든 거지요. 앞으로의 이야기가 한희와 그녀의 어머니 중심으로 갈 지 한희와 태준으로 갈 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의 중심이 잘 잡힌 이상 흔들림 없이 이야기가 쭉 뻗어나가는 것이 작품을 읽는 독자에게 더 기대와 신뢰를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 년에 로맨스 장르의 작품, 특히나 장편은 한 두 편 읽을까 말까인 제가 이 작품을 추천해도 좋을 지 잠시 고민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일단 재미있습니다. 묘한 매력이 있는데 제가 로맨스 장르의 소양이 부족해서인지 이걸 뭐라 설명해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 완결이 되지 않은 작품이니 내년에 다른 로맨스물도 많이 읽어보고 다시 한 번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독자분들께서 읽어주시고 감상을 남겨주신다면 더 좋겠네요. 상당한 장편이 될 지도 모르지만 재미있는 로맨스 소설이니 시간이 아깝진 않으실 겁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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