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의의 깊이가 남다른 소설입니다.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작가님께서 등장인물들로 초등학생들을 설정하신 것은 1차원적으로는 배금주의 세태 풍자에 강렬함을 더하는 효과를 주었습니다. 더 나아가 초등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몸의 일부처럼 손에 달고 살면서(핍진성 100점;;), 거기서 ‘본’ 지식을 —단지 매개체처럼 전달할 뿐이면서— 자신의 지식인 양 행세하며 poseur로 언행하는 것은 성인들의 세계에 대한 비판적 알레고리로 읽혔습니다.
아파트 안에 스마트폰이 잔뜩 쌓여있는 미장센은,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에서 이루어지는 교류를 통해 사람들의 배금주의적 기대심리가 쌓이고 결국 그것이 만들어내는 거품 아파트를 그로테스크하게 연출해냈습니다.
작가님께서 마지막에 독자가 ‘스마트폰’에 주의를 집중하게 하셨기 때문에, 제 생각으로는 환상 아파트는 작가님께서 관념에 형체를 부여한 ‘객관적 상관물’로서 역할을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베란다에 걸린 불타버린 의복들은 아파트가 상징하는 ‘배금주의’에 ‘잡아먹힌’ 이들의 흔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깊이 있는 소설을 재미있는 환상문학으로 풀어내셔서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와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관적인 해석으로 작품을 오독한 부분이 있다면, 더 많은 독자가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글이니 양해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