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나를 이야기하는 이 글은 또 어쩌다 여기까지 왔나 공모(감상)

대상작품: 어스탐 경의 임사전언 (작가: 이영도 출판, 작품정보)
리뷰어: 뇌빌, 9시간 전, 조회 12

조금 부끄럽다면 부끄러울 이야기지만 이 [어스탐 경의 임사전언]이 제가 읽은 이영도 타자님의 첫 장편소설입니다. 브릿G에서 접한 몇몇 단편들을 즐겁게 읽었음에도, 심지어 본가 책장에 자리를 마련하느라 시간과 힘을 제법 쓰면서 [눈물을 마시는 새]도 모셔 두었지만 아직 펴 달릴 엄두를 내지 못했거든요. 근데 이번엔 소개를 보니 무척 좋아하는 클로즈드 서클 밀실 살인 추리물 같기도 하고, 단편들로부터 유쾌한 티격태격 말놀음을 보여준 더스번 칼파란 경과 사란디테가 이런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도 궁금해서 책을 펼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예.

재미있게 휘리릭 읽었다고 하기엔 쪽수 대비 시간을 꽤 썼는데, 여러모로 어려웠기 때문이에요. 그 다들 범인이 궁금하긴 한 거야? 수사는 절실한 것 맞아? 하는 생각이 머리 한편을 헤매는 동안, 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툭 던져진 상황에서도 일정 정도 이상의 속도로 생각하고 처음 듣는 이름들과 사건을 예로 들거나 곁들여서 말하는 인물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이 앞뒤 상황을 못 읽은 것 같은데, 싶어 읽다 보면, 아 여기서 그 얘기가 슬쩍 다시 비치는구나 싶은 흐름들, 영 다른 방향과 속도로 뻗어나가는 이야기들과 그걸 기똥찬 모양새로 긁어오는 아까의 그 인물들… 게다가 인물들 별명은 왜 그렇게 많나요… 가볍게나마 인물 안내서를 넣어주신 황금가지 편집자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당장은 아니라도, 채 다 이해 못한 농담과 설정이 궁금해 다시 읽고 싶기도 합니다. 그… 왜 어쩌다 아네지 세도웬을 사칭하고, 아네지파 1호 2호가 되었던 걸까요? :melting: 하지만 그 전에 [눈물을 마시는 새]를 먼저 집어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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