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시작 그리고 감동적인 결말, “저녁이 없는 너의 세계는” 감상

대상작품: 저녁이 없는 너의 세계는 (작가: Xx, 작품정보)
리뷰어: 쥰노, 8시간 전, 조회 5

Q. 소설을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어린 시절에 숨바꼭질을 할 때마다 불렀던, 유래를 알 수 없는 놀이 노래. 이 소설의 모티프는 바로 이 노래입니다. 놀이를 할 때 부르는 노래임에도 어쩐지 부르다보면 서늘한 느낌이 드는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 소설을 읽고나니 그 서늘함이 더 배가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소설의 초중반은 제가 이 노래를 듣거나 부를 때마다 느껴졌던 것처럼 뭔가 닭살이 돋는듯 소름끼치는 이야기였지만, 소설의 후반부는 분위기가 또 다른 의미에서 소름이 돋아서 정말 끝까지 긴장하기도 하며 재밌게 읽었던 소설이었습니다.

Q.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처음에는 이 소설의 화자가 왜 아동복지시설의 원장에게 과거의 사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의아했습니다만, 소설의 결말까지 읽고나서 다시 소설의 초반을 읽어보니 느낌이 정말 다르더라구요. 바쁜 원장을 붙잡고 무슨 자신의 이야기를 이토록 길게 하고 있나, 하며 읽어갔지만 긴 시간에 걸친 죄책감과 미안함의 고백이라고 다시 생각하니 길게 자신의 사연을 조심스레 이야기하는 것이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섣불리 본론을 이야기하기 힘들었겠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주인공이 어린 시절 경험한 것과 생각한 것과 느낀 것은, 어린 시절이기 때문에 사실보다 훨씬 더 큰 죄책감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설사 영태에게 진짜 그런 일이 발생했다고 해도, 주인공이 영태의 일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은 전혀 없음에도 마치 자신이 벌인 일 때문이었던 것처럼 오랜 시간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지요. 그랬기에 이 소설의 결말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저조차도 어린 시절의 경험과 감정이 강하게 남아있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었을까요. 그래서인지 어쩐지 독자인 저조차도 위안이 되었던 결말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어린 시절의 감정과 경험들, 그리고 주인공의 상황조차도 치유를 받는듯 느껴졌어요.

Q. 소설의 미래 독자에게

A. 호러물에서 시작한 이야기에서 이토록 묘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니, 정말 매력적인 소설이었습니다. 소설의 초중반에서 기대했던 결말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서 여러 감탄사를 흘려가며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졌던 소설이었습니다.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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