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은 참 맛있는 식품입니다. 아삭아삭한 사과는 상큼함을, 시원한 배는 개운함을, 새콤달콤한 귤은 활기를 우리에게 전해 주죠. 하지만 ‘유혹’을 우리에게 전해 주는 과일은 과연 어떤 맛과 식감을 가지고 있을까요?
이 소설은 기묘한 과일 하나를 맛보고 그 맛에 홀리듯 빠진 주인공이 그 과일의 씨앗을 키우며 생긴 일을 담은 소설입니다. 주인공은 과일의 맛을 잊지 못해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보지만 아무도 알지 못하고, 결국 주인공은 과일의 씨앗을 틔워 가면서까지 그 과일을 다시 맛보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 나무는 어째서인지 점점 주인공을 유혹하고, 주인공은 제목에 나온 바로 그 사유로 인해 귀국까지 미룰 정도로 나무에게 빠져들게 됩니다.
작품에 나오는 열매는 이상할 정도로 주인공을 유혹하는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그 맛을 잊지 못하고 직접 과일의 씨앗까지 키워 가면서 과일을 다시 맛보려고 하빈다. 과일이 동물에게 먹혀 자신의 씨를 발아시키는 목적으로 생겨난 식물의 일부라는 걸 생각하면, 이 과일은 어쩌면 참 잘 진화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요. 하지만 이 씨앗이 자란 나무는 어째서인지 주인공을 사로잡고, 결국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상황에서 주인공을 집어 삼키려고 합니다.
과연 주인공이 맛본 그 과일은 정말로 식물을 벗어난, 우리가 아는 과일과는 다른 존재일까요? 아니면 주인공은 단지 환각을 본 것이고 과일은 그저 사과, 배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과일일 뿐일까요? 그리고 후배인 원영이 가지고 온 과일은 우연의 일치일 뿐일까요, 아니면 정말로 과일이 주인공을 쫓아온 걸까요?
진실이 어찌 됐던간에 주인공은 결국 바라던 데로 과일과 재회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재회의 맛은 과거처럼 아름다울까요? 아니면 공포를 담은, 결코 좋지 않은 맛이 날까요?
어찌 보면 참 애매모호하고 찜찜한 결말이지만, 전 그런 결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적어도 저에게 이 소설은, 그 맛이 결코 나쁘지 않은 과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과일을 제배해 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