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재난을 막으며 하늘에서 위대한 존재가 내려옵니다. 사람들은 존재를 향해 고개 숙이고 숭배하며 ‘믿음’을 바칩니다. 허나 과연 그 믿음의 끝은 어디일까요?
이 소설은 중국이 우리나라에 떨어뜨릴 뻔한 로켓 잔해를 ‘그분’이라는 알 수 없는 존재가 막아주고, 이후 ‘그분’이 가르침을 퍼트리며 일어나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화려한 구원과 함꼐 등장한 만큼, 사람들은 ‘그분’에게 열광하고 자신이 믿던 신이 사실 ‘그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인 현호 역시 ‘그분’에게 점점 빠져들게 되며, 마지막에는 결국 ‘그분’과 하나가 됩니다.
이렇게만 보면 참 감동적인 이야기지만, 소설을 읽은 우리는 모두 결말이 어떤지 알고 있습니다. 사실 ‘그분’은 인간을 껍데기 삼는 외계 종족일 뿐이었고, 주인공은 그 종족의 숙주가 되고 맙니다. 이렇게 보니 이번엔 참 끔찍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전 이 이야기를 읽으며 어딘가 가시감이 들었습니다. ‘그분’의 몸에서 나온 하얀 벌레들은 성경의 성령들을 연상캐 하며, ‘그분’이 허물을 벗고 본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은 그 모습을 제외하면 어딘가 신이 승천하는 묘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만약 ‘그분’의 모습이 끝까지 사람이었다면, 그리고 ‘그분’의 몸에서 나온 것들이 벌레가 아닌 불꽃이었다면? 이 소설은 전혀 다른 분위기일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전 종교의 근원이 어딜지 궁금해졌습니다. 우리는 하늘 위에 신이 있다고 믿어 왔죠. 그리고 하늘 위에는 우주가 있습니다. 우주에서 내려오는 거대한 우주선은 과거 인류에게는 신으로, 그리고 그곳에서 내려오는 날개 달린 생명체들은 천사로 보이지 않았을까요? 어쩌면 이 세계관의 종교는 과거 찾아왔던 ‘그분’을 본따서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렇게 따지면, 결구 인류는 구원을 얻은 걸까요?
작가님이 의도하신 바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외계인 방문과 종교에서 천사의 강림이 참 비슷하다는 걸 이 소설을 읽으며 꺠달았습니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우리도 사실은 한때 동정심에 우릴 도운 별 너머의 어떤 존재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일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언젠가, 우리에게도 ‘구원’이 찾아올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