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성이 없더라도 감상

대상작품: 성 없는 인간 (작가: fool, 작품정보)
리뷰어: 청새치, 5일전, 조회 9

사회 비주류 주인공의 수사극 만큼 효과적으로 그 세계관의 비틀림을 잘 보여 주는 구도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봐도 2편일 글을 1편보다 먼저 봐도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지장이 없었고, 무엇보다 사건 해결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어서 낯선 양식의 글이어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모두가 편리하게 사용하는 기술을 의심하고 사용하지 않는 수사관은 영화 『아이, 로봇』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비록 주인공인 이하는 델 형사보다 의욕이 없고, 기능자를 불신하다 못해 증오할 만한 사건을 겪은 건 아니지만요. 그다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 일련의 살인 사건의 피해자는 도무지 연관성이 보이지 않지만, 황상의 직속 보안 관리자라 자칭하는 금오위가 개입함으로써 제국이 중요시 여기는 것과 관련있음을 확실히 증명합니다. 뭘 해도 기존 질서의 존속과 관련된 중요한 사건이 일어나고 마는 게 단편의 즐거운 점이죠! 그래서 이론성리학자들을 살해하는 사악한 기능자와 관련이 있을 법한 수수께끼의 유생과 끝내 접촉에 성공합니다만-

성리학이 주제라 리 없는 우주, 성 없는 인간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체 없는 용이 있어 기쁩니다. 과연 두 사람과 유생은 어떻게 변했을지, 제국이 쌓아 올린 이 세계가 어떻게 마무리 될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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