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분위기 속에 감춰진 충격적인 실체 ‘메이드 카페 모에큥♥ 못또큥♥’ 감상

대상작품: 메이드 카페 모에큥♥ 못또큥♥ (작가: 남그꼼, 작품정보)
리뷰어: youngeun, 1일전, 조회 6

이 작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한 메이드 카페는 실로 엄청났다.

사랑스럽고도 친근하게 대해주는 유라링의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졌다.

야근에 지친 직장인으로서의 내가 아닌 오롯이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처럼 다가오는 그녀의 모습은

음식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허전한 부분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듯했다.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메이드 카페는 감정적인 위안을 주는 긍정적인 공간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미소가 지어지던 1편과 달리, 2편부터는 글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메이드 카페에서 만난 회사 입사 동기인 차진석의 실종을 기점으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처음엔 귀엽고 아기자기한 단어들로 꾸며졌던 분위기였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내용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무겁고 충격적이다.

 

특히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마치 로봇의 에너지원처럼 소비한다는 설정은,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메이드는 단순한 접객원이 아니라, 감정 에너지를 수집하는 전문 요원이었고,

그들이 수집한 ‘메이드-모에-에너지’는 차세대 동력원이 된다.

그렇게 쓸쓸하고 우울한 사람들을 어둠 속에서 꺼내주는 듯하지만,

결국에는 감정 중독에 빠뜨리고 자아를 잃게 만드는 무서운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작품을 읽으며 무엇보다 무서웠던 건, 이 이야기의 설정이 현실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힘든 세상 속에서 홀로 쓸쓸히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고 애정을 느끼고 싶어 한다.

작품 초반 글을 읽으며 나 또한 ‘좋은 감정만 느끼는 건 결국 좋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작품을 다 읽고 알게 된 것은, 진짜 행복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감정이 아니라,

나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 있다는 점이다.

 

결국, 행복한 감정만을 좇다 보면 우리는 점점 감정에 중독되고, 균형을 잃게 된다.

도파민처럼 일시적으로 기분 좋게 해주는 자극에 익숙해질수록 감정을 조절하기 어려워지고,

메이드가 없으면 불안해지는 상태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아마 이것이야말로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아닐까.

 

이 작품은 단순히 메이드 카페에서 발생한 실종 사건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메이드에게 감정을 의존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나의 행복은 남이 일방적으로 주는 감정에 의존하고 있었는지, 내가 조금씩 만들어가는 감정에 행복감을 느끼는지,

나의 감정 나의 삶의 주체성에 대해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작은 굿즈 하나를 기다리는 기대, 내일을 기대하는 설렘처럼

소소하지만 확실한 감정들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든 이 작품,

그리고 그런 여운을 남긴 작가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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