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작품 리뷰에 작품 외적인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으려는 편입니다. 다만 이 작품은 몇 가지를 짚고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서두에 조금 적어 보려 합니다.
우선, 흔치 않은 ‘번역’ 작품이라는 것, 그리고 그걸 유료로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저의 굉장한 흥미를 끌었습니다. 그리고 읽고 나서는, 이 작가의 작품을 이미 읽어 본 적이 있다는 사실도 재미있었고요. 작가인 폰다 리는 에스에프널(SFnal) 2021 Vol.1 의 수록작인 「딥페이크 여자 친구 만들었더니 부모님이 나 결혼하는 줄 알더라(28세 남)」 으로 한국에도 소개된 적 있는 작가입니다. 해당 작품도 재기발랄하지만 쓴맛이 동시에 나는 작품이었는데요, 이 작품도 약간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지만, 웃다가도 잠깐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재미인 거죠. 다만 앞서 소개한 에스에프널의 수록작과 비교한다면, 이 작품이 훨씬 더 쓰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보통은 리뷰에서 작품을 읽으러 가라고 권유드리지만, 이 작품은 그런 이야기를 꺼내기는 좀 어렵습니다. 작품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단지 유료이고,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는 분명히 읽을 가치가 있는 이야기였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이 작품은 말 그대로 지옥에서의 칵테일 파티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뿐입니다. 그 이상의 무언가를 말하기 어려운 단편입니다. 굳이 설명하자면, 요즘의 인터넷 세상, 또는 실제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혐오에 대한 비유가 들어 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인터넷 세상이라고 먼저 설명한 것은,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현실에서 벌어지는 것보다는 조금 더 부차적인 것을 소재로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품 서두에서 경고하고 있는 것처럼, 소설 전반에 폭력적인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폭력이 딱히 정당화되지도 않습니다. 사실, 지옥이니 정당화 될 필요가 없긴 하죠. 어쨌든 작품에는 피와 살점이 난무하는 장면이 분명 포함되어 있고, 딱히 그것이 정당하다고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마무리하자면, 블랙 코미디를 즐기는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스타워즈 시리즈에 대한 아주 약간의 지식( 어떤 작품이 인기가 있었는지 정도 ) 이 있으시다면 아마 더 재미있게 읽으실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다만 취향이 갈릴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은 언급해야 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취향에 맞으실 것 같다면, 읽어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