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꽃들의 이야기 공모(비평)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피를 머금은 꽃 (구 버전) (작가: 포그리, 작품정보)
리뷰어: 찌즈, 17년 8월, 조회 152

이 리뷰는 황천부터 봉화1까지 읽고 쓰는 매우 개인적이고 사적이고, 염치없는 리뷰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 이 소설의 리뷰를 쓴다는 것이 사치인 것 같습니다. 저는 봉화1까지 읽는 동안에도 이 이야기의 시작은 아직 채 보여주지도 않았다고 느꼈고, 시작도 하지 않은 소설에 대해 감히 리뷰한다는 것이 조금 아쉽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본 독자는 리뷰를 쓰는 데 있어, 매우 오랜 시간을 들였음에도 이 리뷰가 이 글을 읽는 독자들과 이 리뷰를 읽는 작가님께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휴재하신다니 일단 급한 마음에 주절주절 말을 시작해보겠습니다.

 

 

이야기는 어느 산골 어느 곳에서 시작됩니다. 땅을 파는 아버지와 아이들 그저 마르고 삭막한 배경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시작부터 주인공인 카라와 시아의 성격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주도적으로 그리고 그 상황에서 울지 않은 채 동생을 챙기는 모습 그리고 그 뒤로도 카라의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 여실 없이 등장합니다. 동생의 불퉁하고 어리숙한 화에 웃어버리는 점, 한순간의 판단으로 사람들을 속일 연극을 하는 점, 호기심인 척 정보를 얻는 자신의 여린 점을 이용하는 것 이야기 내내 살펴보면 그런 카라의 성격을 녹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캐릭터들은 그렇지 않다는 걸까요? 아니요. 오히려 그런 카라의 성격을 녹이면서, 시아와 서륜 같이 분위기와 이야기를 함께 끌어가는 사람의 성격조차 고스란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조금 화려하다고 할지, 포그리 작가만의 특징이라고 할지 모를 특유의 어지럽고, 기묘한 문체로 전개되어가는 그런 감정들 말이죠. (ex  그저 잊고, 삭이고, 억누르며 살아온 겨우살이의 삶.  수라 –10 발췌)

 

개인적으로 그런 점 때문에 몰입감이 생기고,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그 몰입감을 파괴하는 것이 맞춤법 및 탈고를 거치지 않은 게 아닐까 하는 오탈자들입니다. 물론 작가님께서 저보다 더 잘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특유의 어지러운 문체 사이에 오탈자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흩트려 놓습니다. 작가님 본인도 알고 계시는 사안이니만큼, 이번 휴재를 통해 어느 정도 그 문제가 해소될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꽤 리듬감 있게 같은 캐릭터의 동작을 표현하기 위해 그 캐릭터의 이름을 계속 배치하는 방법입니다. 꽤 많은 부분에서 사루 또는 카라 그리고 시아 같이 이름이 나타난 캐릭터들의 이름을 반복적으로 배치하면서 묘사하는 부분이 다수 존재합니다. 혼자 행동하는 부분이라면 그는 그녀는 정도로도 배치를 끝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ex. 내뱉어진 생 –9 시작부 ) 작가님의 특유 문체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런 부분이 다소 해소된다면 조금 더 읽기 편한 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전부 그와 그녀로 치환될 수도 없고 오히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작가님께서 신경 써서 그렇게 표현한 게 아닌가 하고 생각도 했습니다만,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조금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 하고 고민하게만 만드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은 방대한 세계관입니다. 피를 머금은 꽃이 판타지를 흠모하는 (이렇게 말하자니 조금 이상하군요. 그래도 그런 거로 합시다) 판타지의 틀에 박혀있는 세계관에서 벗어나 작가 고유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시작부터 나타나는 지역, 특징 표현 그리고 이름이나 지명 등이 처음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낯설게 느껴지고 거리감을 느끼게 합니다. 물론 이 점을 작가님도 고려해주시는 듯이 몇 번이고 세계관 내에 지역의 특징을 캐릭터를 통해 나타나게는 해주시고 있고 앞서 말했듯이 이제 서론조차 끝나지 않은 소설에 세계관을 조금 더 엿보게 해주십사 하는 것은 작가님에게 대단히 실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특별히 언급되는 국적이나 지역 또는 이름의 유래 혹은 세계의 단편이라도 읽기 전에 역사책을 읽듯이 혹은 국사책을 읽듯이 가볍게 접할 기회를 주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정도 이야기밖에 할 시간이 없어 리뷰를 남기면서도 부족함을 느끼고 있습니다만, 작가 특유의 기교한 문장(ex. 성긴 진실에 상상을 채워 넣는 것은 사람의 본능이요, 거기에 술 몇 잔이 더해져 만들어진 것이 영웅의 전설과 옆집 이웃에 대한 촌평이라~수라-4 발췌 )이 완성해주는 이 글의 매력에 이 리뷰를 읽으신 후에 접하는 분들이라면 기대 해 봐도 괜찮은 대작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이 소설은 잦은 휴재와 늦은 연재 속도를 나타내고 있지만, 습작이라고 작가님이 말씀하신 것에 비하면 이 서론이 끝난 전개와 결말의 부분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그리고 또 어떤 세계가 저희에게 닿아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의 전개와 이야기의 흐름을 기대하며 짧은 리뷰를 정돈하겠습니다.

 

 

 

요약

그러니 제발 휴재 하지 말고 연재 좀 계속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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