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상은 꽤 흥미롭다. 안드로이드가 인간이 될 수 있는 세계관이고, 한 안드로이드가 인간이 되고싶어하는데, 그 이유라는 게 최애 아이돌을 응원하고 싶어서라는 게 꽤나 뜬금없기 때문이다. 자연히 이 안드로이드의 인간화는 어떻게 될지, 그리고 그 것은 어떤 결과로 끝맺게 될지 꽤나 궁금증을 자아낸다.
반 쯤은 농담같은, 그래서 다소 엉뚱한 코미디가 섞인 일상물인 것처럼 시작하지만, 이야기는 뜻밖의 만남으로 인해 방향이 틀어지게 되고, 예기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면서 더욱 다른 곳으로 향하게 된다.
어떤 점에서는 이 이야기의 전환이 나름 나쁘지 않게 짜여있긴 하다. 읽는동안 계속해서 그래서 어떻게 되는 건지 하는 궁금함이 남아있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자연스러웠다고 하긴 어렵다. 왜냐하면,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그를 통해 자연스럽게 알게 되도록 전개되는 게 아니라, 대사를 통해 때려박는 식으로 좀 과격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 걸 느긋하게 전개해나가기에는 분량도 문제고 너무 잔잔해지는 것도 문제였으리라. 그러나, 그게 결국 쫌 이야기를 읽고 있다기보다는 새롭게 주어지는 상황과 설정을 따라가고 있다는 것 같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첫 인상과 큰 격차를 내며 다른 이야기로 흘러가는 것이 신선하기 보다는 기대했던 것에서 벗어나 아쉽다는 쪽으로 더 기우는 것 같다.
마지막도 최종적으로 모든 이야기를 정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일단은 일단락을 하자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이어질 이야기를 위한 떡밥을 남겨놓는 것 같았다는 거다. 그렇게보면 이 단편 자체가 하나의 좀 긴 프롤로그같기도 하다. 좋게 말하면 연작의 문을 연 것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완결성이 부족한 것이다. 미런 미완스러움을 남기는 점도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