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을 이렇게 느낍니다 비평

대상작품: 너에 대한 내 사랑이 죄악이라면 (작가: 류백경, 작품정보)
리뷰어: 1648, 3일전, 조회 17

안녕하세요. 재미있게 보고 있는 소설 한 편을 소개드리려 합니다. 류백경 님의 <너에 대한 내 사랑이 죄악이라면> 이라는 소설입니다.

150화 넘게 연재된 장편이고, 저는 154화까지 읽었습니다. 다만 리뷰에서는 41화까지의 이야기만 바탕으로 분석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또한 소개글에 제시된 정보 외에, 소설을 읽어가며 알게 되는 내용들은 스포일러 처리를 해두었습니다.

왜 41화까지로 정했냐면…

1) 종이책 기준으로 300-330페이지 정도의 분량, 즉 책 한 권에 해당하는 분량이 이 정도이고

2) 전체 스토리라인을 고려하면, 이 정도가 초반부의 사건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작가님께서 태그(키워드)에서도 이미 #느린템포 라고 명시를 해두셨기에 속도감에 대해서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참, 이왕 태그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 가지 건의를 드리자면… ‘사건물’ 태그도 달아주세요. ㅠㅠ 독자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어떤 ‘사건’이 분명히 발생하는데 왜 키워드에 명시를 해두시지 않은 것인지요?… ㅠㅠㅠ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 아이템으로 관계도를 설명해보겠습니다.

 

회귀물이며, 로맨스 장르답게 전형적인(?) 삼각관계가 등장합니다.

소설의 설정이 인물관계에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 초반부에 바로 설명이 되는데요, 이는 작품의 키워드인 ‘회귀’와 관련이 깊습니다.

* 설정 (인물과 관련된)

– 세상에는 ‘마’의 기운, 즉 ‘마기’라는 것이 있다.

– 마기가 들어간 동식물은 흉포한 마수로 변신, 제거대상이 된다.

– 게다가 이 마기는 사람에게 들어갈 수도 있다!

– 마기가 들어간 사람 역시 마수로 변신, 위험한 존재가 되기 때문에 제거해야 한다.

– 그런데… 위험대상으로 여겨지는 ‘마기가 들어간 인간’이

– 왜 회귀가 일어났을까? 남자주인공 데메트리오의 간절한 바람 때문이다.

– 회귀 이전의 시간대에서, 비비아나는 죽는다.

– 데메트리오는 사랑하는 비비아나를 살리려고 어떤 충격적인 짓을 한다.

– 갑자기 시간이 회귀한다. 눈떠보니 연초로 회귀.

– 비비아나 역시 죽은 자신이 회귀하여 되살아났음을 깨닫는다.

– 이 사실은 관계도의 세 명만 알고 있다.

소설의 설정이 인물 간 관계를 바탕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설명되고 있습니다.

 

설정은 인물(간 관계)만이 아니라 사건을 통해서도 설명될 수 있습니다. 그럼 설정이 어떻게 ‘사건’에 녹아들어 있는지도 살펴보겠습니다.

초반부에 등장하는 사건입니다. 첫 에피소드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관계도에 등장하는 두 인물이 비비아나에게 우호적이라면, 자작가의 딸 체르시는 비비아나에게 적대적입니다. 적대적인 인물과의 갈등으로 어떤 모종의 사건이 발생하고, 그것이 소설 전체의 첫 에피소드 역할을 합니다.

사건 1)

– 자작가에 세금으로 수확물을 내야 하는데 폭우 때문에 수확량이 급감해 못 내게 된다.

– 그런데 비비아나는 우연히

 

사건 2)

 

사건 3)

– 데메트리오의 이상 증상.

지금까지는 인물(간 관계), 사건. 이렇게 두 가지 측면에서 설정이 어떻게 녹아들었는지를 간단히 살펴보았고요.

이제는 ‘인물과 각 인물들 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했는가’에 포커스를 두고 분석해보려 합니다.

 

감정이 묻어나오는 설명이다.

처음에 보았을 때에도 들었던 생각이고, 계속 읽어 나가면서도 이 생각은 여전합니다.

주인공이 초반에 주요 인물을 만나면, 작가는 주인공의 입장에서 상대의 설명을 한 번 해주고 갑니다. 1인칭, 3인징 시점 모두 해당됩니다. 설령 주인공이 이야기 속에서 상대를 아주 잘 알고 있다 하더라도, 상대의 (첫)인상은 어떻고, 성격은 어떻고, 주인공에겐 어떻게 느껴지고… 가 서술이 되어야 합니다. 독자에게 안내를 해야 하니까요.

<너에 대한~>에서는 다른 인물에 대해 설명이 이루어질 때,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 위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 인물이 다른 인물을 만나거나, 그에 대해 떠올릴 때…

– 호감 섞인 감정으로 대하고 있다 (비비아나 -> 데메트리오)

– 질투심 섞인 감정으로 대하고 있다 (페드릭 -> 데메트리오)

– 흐뭇한, 자식 같은 심정으로 대하고 있다 (일곱 수녀 -> 비비아나)

– 짜증, 질투심, 불호의 감정으로 대하고 있다 (체르시 -> 비비아나)

이러한 감정들이, 크게 집중하지 않고 보아도 머릿속에 콕콕콕 박힐 정도로 바로 이해가 확 됩니다.

그런데, 누가 어떤 마음으로 누구를 보고 있느냐…

이것이 주로 “서술”로, 직접적으로, 자세하게 드러납니다.

대사에서도 감정이 드러나지만, 제가 보기에는 대사보다는 직접 서술로 나타나는 경향이 강하다고 느껴졌습니다.

 

*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1) 직접 서술.

누가 -하게 느꼈다, -한 마음이다 등의 표현으로 작가(화자)가 직접 감정을 서술하는 방식입니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면…

그는 아들을 한심한 눈으로 보았다 / 그는 아들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이런 서술 방식입니다. 어디까지나 하나의 예시를 들기 위해 간단히 썼을 뿐, 작가님께서 이런 식으로 짧고 간단하게 쓰셨다는 의미는 아니니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ㅠㅠ

 

2) 인물의 대사

대사를 통해서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면…

“에라이 한심한 놈아.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그것밖에 못해?”

이런 서술 방식입니다. 쓰다 보니 대사에 관계도 같이 나왔네요.

 

3) 인물의 행동묘사

행동묘사를 통해서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간접적으로, 행동에 기대어 표현하는 방식이지요. 이 역시 예를 들어보면…

더 볼 필요도 없다. 그는 아들의 성적표를 던지듯 내려놓았다.

“용돈 삭감.”

“아빠!”

“일주일 간 게임 금지.”

“제발요!”

그는 성적표를 가리키며 혀를 찼다.

“35명 중에 30등? 이게 사람 성적이냐?”

 

<너에 대한~>은 기본적으로 로맨스 장르입니다. 남녀 주인공이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지니고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남녀 주인공이 상대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를 자세히 묘사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같은 공간에 있을 때에요. 위에서 말씀드렸던 1), 2), 3)의 표현 기법을 적절히 섞어가며 감정을 표현하십니다.

그런데, 남녀 주인공이 조연 인물을 대할 때의 장면에서도 직접 서술인 1) 대신, 2)나 3)의 기법을 더욱 잘 활용해보시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니면 조연이 조연을 대하거나, 조연이 주인공을 대할 때의 장면에서도요. 예를 들면 페드릭이 데메트리오를 대할 때의 장면이나, 교황이 데메트리오를 대할 때의 장면 같은 부분이요.

작법서에 종종 이런 조언이 등장합니다. 모든 것을 다 설명할 필요는 없다. 생략할 것은 생략하거나, 비어 있는 채로 넘어가는 것이 오히려 독자의 상상력을 더 자극한다.

이 조언은 감정 설명을 생략하고 넘어가라는 뜻이 아니라… 감정을 행동 묘사로 나타내 간접적으로 표현해도 독자들은 다 이해한다. 오히려 그 편이 상상력을 자극할 여지를 준다는 뜻입니다.

 

 

사실 이러한 감정 설명 방식은 작가 고유의 서술 스타일이기 때문에 옳고 그른 것이 없습니다. 1)에 강점을 보이는 작가, 2)에 강점을 보이는 작가, 3)에 강점을 보이는 작가… 스타일이 다 다르지요. 하지만 특정 기법에 강하더라도, 상황에 맞춰 1), 2), 3) 기법을 자유자재로 능란하게 활용하는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더욱 빛낼 수 있을 것입니다.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좋은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리뷰는 감사한 마음을 담아 드리는 저의 새해 선물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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