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컨텐츠가 되어도 만족할 만한 최고의 반죽 감상

대상작품: 손(損) 오는 날 (작가: 민진, 작품정보)
리뷰어: 태윤, 4일전, 조회 19

브릿G의 작품들을 읽다 보면 ‘와, 이건 웹툰으로 만들어도 재미있겠는데?’ 라던지 ‘이 작품은 영화로 만들면 천만 각이다.’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명작들이 있습니다. 물론 소설 자체의 재미로 이미 훌륭한 작품과 비교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다른 콘텐츠로 변환되었을 때가 기대되는 작품이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영화나 웹툰으로 제작되어 소설보다 더 인기를 얻은 작품도 있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겁니다. 많이 보여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대중 문학에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비자를 만날 수 있다는 건 창작자에게 좋은 기회가 되겠지요.

민진 작가님의 [손 오는 날]을 보신 독자 분들 중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이 많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저 같은 경우는 10화를 다 읽기도 전에 ‘와, 이 소설은 드라마로 나오면 대박이겠다.’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다른 매체도 있지만 드라마가 가장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한 이유는 웹소설의 특성을 잘 살린 맺고 끊음이 완벽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보통 100화 이상의 긴 호흡을 가져가야 하는 웹소설의 경우 이 ‘맺고 끊음’이라는 기술이 생각보다 정말 중요합니다. 전체적인 내용이 훌륭한 작품임에도 다음 화가 별로 기대되지 않는 부분에서 이번 화의 이야기가 끝나버리면 왠지 다음 화를 클릭하는 것을 주저하게 되거든요. 이 작품의 경우 회당 분량이 많은 편이 아닌데도 매번 이야기는 호기심으로 시작돼서 폭발적인 궁금함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당연히 기계적으로 다음 화를 볼 수 밖에 없는 마약 같은 끌림이 전체 회차 내내 이어집니다.

이야기의 짜임새 또한 대단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범죄 스릴러물과 오컬트 호러의 결합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도 둘 중 하나도 잘 소화해내기 힘든 장르가 기가 막히게 잘 버무려져 있습니다. 이것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이야기를 잘 구상해 놓고 글을 쓰신 작가님의 노력과 재능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잘 짜여진 이야기의 토대에 적재적소 알맞게 터지는 국면의 전환에 딱 알맞게 등장 해주는 인물들까지 더해지니 읽는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이 하나도 없습니다.

사실 이런 스타일의 오컬트 범죄 호러 작품은 꽤 여러 편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어떤 정해진 노선을 취하게 되지요. 범죄를 쫓다 보니 초현실적 존재와 마주치게 된다거나 아니면 무속인 같은 신비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 미스테리한 범죄를 쫓게 되는 식입니다. 그 얘기가 그 얘기 같은데 중요한 건 균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오컬트 호러의 신비함과 공포, 범죄 수사물의 꾸덕한 재미를 모두 잡는 데 성공한 작품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런 균형잡힌 재미를 만들어주는 건 아무래도 어느 한 쪽도 뒤지지 않는 등장인물들의 강력한 매력일 겁니다. 오컬트 쪽을 맡은 주승과 은아, 모란은 모두 캐릭터가 확실하고 이야기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아 줍니다. 이야기가 진행 될 수록 범죄를 쫓는 수사관들의 서사가 부각되고 분량도 늘어가지만, 세 사람의 임팩트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호러 스릴러라는 이야기의 무게감이 전혀 떨어지지 않습니다.

민혁과 원석 지태 등이 중심을 이루는 수사관들 또한 작품에서 놓칠 수 없는 매력 요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지태라는 캐릭터가 최근 독자 분들께 강한 인상을 줄 수 있을 거라 보이는데, 수사관 한 명 한 명의 개성이 살아있어서 시쳇말로 버릴 캐릭이 없습니다. 드라마로 제작된다면 지금 바로 배우 몇 분의 얼굴이 떠오를 정도로 인물의 개성이 뚜렷하고 정교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는데, 아직 이 작품은 완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수 많은 궁금증을 가슴에 품은 채로 기약 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명작이니 더 많은 분들이 보시고 기왕이면 꼭 드라마로 제작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제가 생각했던 그 배우가 캐스팅 되는 지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생길 것 같네요. 브릿G의 독자 여러분들도 주승과 은아, 민혁은 어떤 배우가 맡으면 좋을 지 떠올려보시면서 이 작품의 재미를 함께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지태의 경우 대부분 같은 배우를 떠올리실 거라고 확신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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