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무서운것을 무섭다고, 그래서 난 담력코스 참여를 하기 싫다고, 잘못하다가 경기 일으켜 심장마비가
올지도 모른다고 말을 못했나 싶은 생각이 문득 듭니다..전통이랍시고 늘 신입생 O/T에 프로그램으로
꼭 올라가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폐가체험 담력코스 아니겠습니까, 무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이 뭔 삶과
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그렇게나 해대는지 도대체가 이해를 하기가 어렵습니다.. 전 그렇다구요,
둘이서도 아니고 혼자서 산중턱에 있는 폐가를 갔다오는게 뭔 인생의, 대학 신입생의 전통적 가르침에
도움이 되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제가 신입생때에는 그런 같잖은 경험을 강요했더랬습니다..
드럽게 무서웠죠, 미친듯이 뛰다가 넘어지고 채이고 누군가가 뒤에서 낚아채는 것만 같고 20분가량의
담력체험은 정말로 지옥같더구만요, 앞도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짓다 만 전원주책의 철근들이 뼈같이
아무렇게나 드러난 곳을 지나는 데 우와,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쫘악, 여하튼 제가 아는 오만가지 쌍욕을
미친듯이 쏟아부어가면서 고함을 지르고 했더 기억이 나네요, 분명 그때 전 함몰된 공구리 바닥 한쪽에서
저를 쳐다보는 귀신을 봤다꼬 생각합니다.. 물론 내려와서 그 이야기를 아직 올라가지 않은 친구들에게
했다가 맞아 죽을뻔 했다는 것은 안비밀,
사실 공포라는 근원적인 감정은 우리가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부터의 불안감에서 기인하는 것도 있죠,
특히나 유령이나 귀신같은, 현실에서는 그 정황 근거를 정확하게 제시하지 못하는 죽음과 관련된 괴담은
더욱 우리에게 극단적 불안한 심리의 자극을 던져주곤 합니다.. 또한 이러한 두려움이 감정적 카타르시스
를 주기 때문에 우린 공포를 불안해하고 무서워하지만 늘 힐끗힐끗 관심을 가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두명 이상 모인 자리에서 자신이 경험했던 타인의 이야기가 자신의 경험인 듯 끄집어내는 무서운 이야기
누구가 하나정도는 있을겁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드러나는 소재는 폐가와 칠흑같은 어둠이 있는 도로
에서 지나가는 내 차의 전조등에 비쳐진 유령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는 아무도 없는 자동차의
뒷자석에서 백미러에 비쳐지는 코파는 귀신의 존재, 뭐 이런 이야기 우린 무서우면서도 즐기고 있습니다..
공포소설이라하면 늘 폐가가 등장해야죠, 언제 어디서나 우린 지나가다 경험해본 적이 있는 아무도 살지
않는 음습한 건물의 외관을 보면서 그 내부에서 벌어졌던 과거의 죽음의 이야기를 끄집어내곤 합니다..
그게 진실이든 거짓이든 상관없습니다.. 어느순간 이 이야기는 입과 입을 거쳐 공포는 늘 감정적 진실만
남겨주기 때문에 그 건물에는 가까이 가지 않게 되죠, 공포 탐험대도 아닌데 사서 무서울 필요는 우린
없으니까요, 하지만 간접적인 공포체험의 재미는 대중들이 원하는 것이기도 하니 여러 매체에서 이런 공포
적 체험을 목적으로 미신과 귀신과 유령과 폐가등의 공간을 자극적으로 묘사하거나 그 실체를 조금은 과장
되게 만들어내곤 합니다.. 이번에 읽은 이 단편소설의 내용도 그러한 흔히 보는 간접적 공포체험의 공간을
탐사하는 방송팀이 폐가로 알려진 산사로 9-4번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기도 한 PD인 영준은 촬영전부터 이 폐가에 대한 꺼림칙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촬영을 함께 하기로 한 박성아라는 무술인의 모습이 특히 그러한가봅니다.. 그리고 낮부터 준비한 촬영을
어두워진 후 진행하고자 이제 산중턱에 위치한 폐가에서 스텝들과 함께 진행사항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죠,
자신이 가지는 알수 없는 불안함과 거북스러운 심리와는 다르게 촬영감독은 태연하게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영준 자신이 가진 두려움을 상쇄시켜주고 진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동행한 프로그램의 단골 민간인 참여자
아름이라는 여성과 그녀의 친구인 미혜라는 여성과 함께 촬영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곤 내부로 들어서죠,
자신의 느낌과는 다르게 스텝을 비롯한 모든 사람은 현재의 상황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폐가의 내부로 들어선 순간 영준은 자신도 모르게 한마디른 내뱉습니다.. “영 찝찝하구만,” …….
이후에 벌어지는 이야기는 굳이 말씀을 드리지 않더라도 대강 짐작을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여러 공포소설
에서 우리가 경험했던 수많은 공포적 관념과 상황들이 수시로 등장하면서 더운 여름에 서늘한 두려움을 독자
의 감성에 푹풀 꽂아줍니다.. 우리가 흔히, 익히 들어오고 경험해보고 지켜본 적이 있는 그런 상황과 이야기
지만 이런 공포소설이 주는 두려움은 늘 한결같이 소름을 돋게 만들어주곤 합니다.. 짧은 단편 공포소설이지
만 작가가 구현해내는 공포적 긴장감과 상황이 주는 서스펜스는 작가가 이전에 보여주셨던 작품들에서 제가
느꼈던 그런 긴박감을 잘 표현해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폐가 내부의 상황을 묘사하고 벌어지는 참
혹한 공포적 현장을 후반부에 또다른 반전적 상황으로 변환시켜 현실적인 공포적 상황으로 마무리하는 방법
역시 충분한 공포적 즐거움(?!)이 가득한 마무리였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좋았어요,
작가님의 코멘트처럼 공포물을 쓰는 작가님들이시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써보신다는 폐가소설이기 때문에 딱히
독창적이거나 신선한 맛은 덜할 지 몰라도 전형성을 전제로 펼쳐지는 이야기의 공포적 두려움이 가득한 내용
은 짧은 느낌의 강한 공포적 임팩트를 독자들에게 전달해주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구요, 개인
적으로는 이러한 시각적 두려움과 상황적 심리의 불안함이 안겨주는 경험을 과거 해봤기때문에 더욱 이 소설
이 주는 대중적 공포의 공감을 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산중턱의 아무도 없는 어두운
공간에 담력체험이랍시고 혼자 덜렁 남겨져서 목표지점까지 갔다 와라고 한다는 것 자체가 얼매나 무서운 일입
니까, 그때 제 눈에 비쳐진 짓다 만 전원주택의 볼쌍스럽게 튀어나온 수많은 철근과 내려앉은 공구리 무더기가
이 소설의 이야기와 오버랩이 되는 것만으로도 이 소설이 저에게 주는 공포적 쾌감(?!)은 상당했다고 말씀드리
고 한여름의 무더위에 누구나 아는 이야기지만 늘 들어도 재미진 공포이야기 한 편 정도 이 작품으로 즐겨보시
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입니다.. 늘 작가님을 응원하고 건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