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의 힘 감상

대상작품: 전세계 지성인이 함께 보는 계간 역술 (작가: 차라랑, 작품정보)
리뷰어: 뇌빌, 10월 28일, 조회 5

저도 잡지 참 좋아합니다. 어릴 때 학습지 회사에서 만든 어린이 잡지를 정기 구독 하고, 애독자 엽서가 당첨되어 받았던 24색 크레파스의 기억이 생생하네요… 정작 잡지 내용은 가물가물하고, 네시나 예티, UFO 이야기 같은 걸 그나마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잡지도 많이 줄어들고 비싸지고 편하게 휘릭 사서 읽기도 어려워진 듯해요. 주인공도 비슷하게 오래되고 안 팔리는 잡지 [계간 역술]을 발행하다가, 마지막 구독자가 없어지자 폐간을 결정합니다. 끝인 줄 알았겠지만 귀신들이 찾아오는 엄청난 사건이 시작되지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는 제목과 흐름에서 어렵지 않게 예상이 되는데. 재미있는 점은 잡지 [계간 역술]과 그 역사(?)에 대한 이야기가 무척 생생하다는 것입니다. 잡지 자체에 관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지나치기 힘든 부분이고 군소 잡지 간의 암투 ㅠㅠ 역시 짠하게 웃깁니다. 여튼 어떻게 보면 [계간 역술]도 [월간 역술]에 밀려 사라졌다고 할 수 있는데 있는 줄도 몰랐던 귀신 애독자들이 (사지도 못하면서) 없앤 잡지 내놓으라며 농성을 시작한 것입니다… 여러 귀신들을 만나고 괴로워 하고 나름 대화도 하며 주인공은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할아버지의 참 뜻(과 귀신들을 상대할 무기 퇴마철도 찾아내게 됩니다. 퇴마철 이야기도 참 맥빠지게 웃기고 좋고 :tears-joy: 사람이 제일 강한데 귀신에게 말려 마음을 다치지 말라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아요.

상당히 매력적인 설정으로 주인공이 활약할 판이 딱 갖춰졌는데 다른 이야기가 이어질지도 궁금한 마무리였어요. 그때쯤 주인공은 퇴마철을 지닌 중견 잡지 발행인으로 [월간 역술]에 맞서고 있을까요? 해외 구독자를 찾아온 귀신을 상대해야 할까요? 퇴마철은 비행기에 갖고 탈 수 있을까요? 등등 궁금해 하며 잡지들 구경하러 가 봅니다. 모든 잡지 만드시는 분들께 인사 전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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