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클로즈드 서클 감상

대상작품: 뻐꾸기 살인사건 (작가: 유우주, 작품정보)
리뷰어: 뇌빌, 10월 13일, 조회 10

소설 제목을 보고 밴 다인, 애거서 크리스티와 앤서니 호로비츠를 떠올렸습니다. “무슨무슨 살인사건”은 미스터리 작가라면 언제고 한 번은 써보고 싶은 제목일 것 같아요. 장르를 높이 내걸고 독자들에게 도전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뻐꾸기라니, 왠지 나른한 오후 동네를 돌며 중고 명품 가구를 사고파는 트럭 아저씨 생각도 나고, 김건모 노래 생각도 나고, 어딘가 뻐꾹 뻐꾹 삐끗 삐끗 할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예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이런 살인 소재의 미스터리라면 아무리 코미디를 입힌들 불편하고 부당한 느낌을 피하기 어려운데, 외골수 미스터리 작가와 조금씩 다르지만 역시 범상치 않은 그 자녀들이라는 접근은 새롭고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이렇게까지…?  싶을 때 쯤이면 주인공/화자인 수정과 영우의 이야기(이쪽도 미스터리랄지 서스펜스랄지 두근두근합니다)로 환기를 시켜 주고요. 계획대로 되지 않고 진상을 들여다 보고 나니 귀찮아진 듯한 수정과, 수정의 맘도 모르지 아버지가 죽은 와중에 이상한 사람들이 뭐 하는지도 모르지 답답한 영우의 태도도 상당히 웃긴 점입니다.

마냥 코미디로만 보기에도 역시 트릭과 그 풀이는 제대로 갖춰져 있습니다. (죽은 윤지열 작가도 만족했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도 열심히 인물을 연기하는 남매들의 태도가 눈물 겹기도 합니다. 삶과 죽음을 미스터리로 하고자 한다면 이런 일들 또한 충실한 추도일 수 있겠지요. 시간이 지나도 트라우마로 남지 않기를 바랍니다… 비교적 과묵하고 추리력이 뛰어난 수정의 활약도 더 보고 싶어요. 수정만 있어도 사건은 해결되겠으나, 소설로서의 재미를 위해 영우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 찾아 보려고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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