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대한 태도 감상

대상작품: 전지전능한 그녀의 리셋버튼 (작가: 냠키, 작품정보)
리뷰어: 슈팅스타, 4월 1일, 조회 51

판타지는 기본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그 ‘판타지적인’ 것들은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감각으로부터 시작되곤 하죠.

이 소설은 바로 이런 지점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전지전능한 초능력자를 상대로 주인공이 겪는 사랑, 절망, 철학적 고뇌들을 찬찬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우리는 금세 그러한 감각들이 결코 픽션 안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경험을 합니다. 그 경험은 자신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경험일 수도 있고, 나쁜 기억으로 남는 경험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그런 경험들은 각각 크고 작은 ‘추억’과 ‘트라우마’를 만들어 냅니다. 이들은 우리의 삶 속에 조용히 가라앉아 있다가 어느 순간 툭 떠오르곤 합니다. 그것들을 어떻게 대할지는 순전히 개인의 몫이라고 할 수 있죠.

 

가만히 기억을 받아들일 것인가?

 

떠오른 기억을 주워 떠올려 볼 것인가?

 

기억을 저 멀리 던져놓고 잊어버릴 것인가?

 

붓과 물감으로 기억 위에 새로운 덧칠을 할 것인가?

 

‘전지전능한 그녀의 리셋버튼’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단순한 판타지 소설로 보이지만, 이 소설이 지니고 있는, 혹은 작가가 독자에게 던지고 있는 철학적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소설이 진행됨에 따라 드러나는 사건의 내막과 배후, 그리고 주인공이 오래도록 떠안고 있던 고민들을 깔끔하게 정제된듯한 문장과 함께 읽어내려가다 보면, 마치 나만 빼고 시간이 멈춘 것처럼 어느샌가 소설의 결말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당신이 고민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어떤 질문들의 답이 되어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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