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평 공모(비평)

대상작품: 테이블 (작가: 적사각, 작품정보)
리뷰어: Campfire, 23년 12월, 조회 37

ZA공모전 응모작인 듯해서 좀비 소설을 기대하며 읽었는데 좀비 소설로선 좀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ZA공모전은 9회째 열리는 공모전이다 보니 그동안 다양한 시도가 있었습니다. 1~9회를 다 참가한 건 아닙니다만, 어쨌든 꼭 ZA공모전이 아니더라도 한 가지 공모전을 여러 번 도전하다보면 그런 게 있습니다. 통찰력이 발휘되는 순간이요. 다른 응모작들을 읽어보며 거칠게 말해 창작자에는 두 부류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되지요. 장르를 변주함에 있어 1)기존의 이야기를 더 나은 버전으로 반복하는 타입과, 2)신선한 이야기로 돌파구를 찾는 타입. 칼로 긋듯이 나뉘는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대강 이렇게 둘로 나뉩니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 그 ‘신선한’을 의도하고 행한 시도가 장르 외연을 넓히는(그리고 벗어나는)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것은 필연적입니다.

제 관점에서 보자면 이 작품도 후자에 속합니다.

좀비 장르의 보수성을 구심력에, 혁신을 원심력에 빗대어 말하자면 이 작품은 원심력이 너무 강해서 지구를 떠난 것 같은 작품입니다. 그래서 제 시각엔 이 소설에는 좀비 소설만의 메리트가 부족해 보입니다.

이미 좀비 소설로서는 커트라인이 간당간당하니, 좀 더 좀비 장르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으로 접근하시는 게 낫지 않나 싶습니다.

다만 이는 작품을 좀비 소설로서 읽었을 때의 감상일 뿐, 그냥 우주바이러스로 바뀐다면 또 전혀 별개의 감상이 나올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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