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책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살아있는 사람보다 죽어버린 추억으로>. 이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속으로 여러번 되뇌어 보았던 것 같습니다. 살아있는 사람, 죽어버린 추억. 이렇게나 시적인 제목을 가진 작품이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죠. 심지어 장르는 SF. 생각보다 시작은 굉장히 일상적인 느낌이었지만, 중반부로 넘어갈수록 역시나, ‘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주인공 미현은, 외부의 시선에서는 알 수 없지만 미현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불행한 환경에서 자라왔습니다. 쌍둥이 언니와의 상대적 비교, 미현에 대한 언니의 적대적 반응, 부모님의 차별과 같이 남들이 보았을 때는 큰 불행이 아니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 개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본인의 인생 전반에 걸쳐 괴롭고 힘든, 부정적 영향을 가득 미치게 되는 그런 환경이었지요. 그래서 미현은 “가상유품제작소”라는 업체의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과거 가정환경에 새로운 추억을 가지게 됩니다. 가상유품을 제작해준다는 것은, 말 그대로 실재하지 않는 존재가 죽었다는 가정 하에 그가 남긴 유품을 제작해주는 서비스인 것이지요. 그런데 이 서비스, 생각 이상으로 체계적인 시스템이 있습니다. 플랜에 따라 유품만 제작해주거나, 추억을 제작해주거나 혹은 이 둘을 함께 제작해주거나 심지어는 그 추억을 실제로 체험을 시켜주기도 하는 구조인 것이죠. 미현은 그 플랜 중 가상 존재에 대한 추억과 유품을 함께 제공받기로 합니다. 즉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존재, 함께 했던 실제 체험조차도 없었던 그 존재에 대한 추억과 유품만 받을 뿐인 것이었죠. 미현이 가상 존재로 선택한 사람들은 바로 자신의 가족이었습니다. 그저 추억과 유품뿐이지만 미현은 그 유품을 통해 새로운 취미를 찾게 되며, 진짜 다시 잘 살아갈 힘을 얻게 됩니다. 친구의 말대로 마치 정말 믿는 구석이 새로 생긴 것 처럼요. 미현의 이런 모습을 보며, 진짜 우리 사회에도 자신의 불행을 가상으로나마 이렇게 바꾸어줄 수 있는 무엇인가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사실이 아니라 할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큰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것이 진실이든 진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것이든 미현처럼 추억의 한 조각이 누군가에게는 새롭게 살아갈 원동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Q. 책의 미래 독자에게
A. 미현의 모습이 너무나도 일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이어서 더 미현의 감정에 공감하고 동화되어 글을 읽어갔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런 서비스가 구현되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보며 재밌게 읽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