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책 읽기 전 예상했던 내용과 실제 내용의 차이?
A. 소설의 제목 <발광>. 빛을 낸다는 의미일까, 지랄발광의 그 의미일까. 소설을 읽기 전에는 제목에 호기심이 동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소설 전반에 나타나는 발광은 후자에 가까웠지만 이 사건의 주축이 되는 인물이 추구하고자 하는 모습은 전자에 가깝다고 생각했지요. 자기 자신이 하나의 빛이 되기 위해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을 발광하게 만들어버렸달까요. 하지만 실제로 그 지랄발광을 했던 것은 피해자들이 아니라 가해자였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러모로 소설의 제목으로써 <발광>은 참으로 이 소설 전반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Q.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점?
A. 소설에 나오는 피해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추측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트라우마’였습니다. 소설을 읽으며 음, 이런 것은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내용도 있었지만 이런 것도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는가, 주인공의 끼워맞추기식 해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었죠. 실제로 나타난 것은 트라우마보다는 피해자들이 가지고 있는 약점, 자신의 약한 부분들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스스로 트라우마라는 것에 대해 그동안 너무도 제 주관적으로 해석했던 것은 아닌가 ‘이건 트라우마고 저건 아닌 것 같아’라고 해석하지는 않았나, 하는 반성이 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사실은 누구나 각자가 가지고 있는 약한 부분이 있듯 각자가 각자의 상황에서 트라우마를 가질 수도 있는 것이고, 또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겠지요. 사건을 파헤쳐가며 드러나는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 피해자들을 안아주고 감싸주고 싶었습니다. 가해자가 피해자들에게 선의인척 다가가 좋은 사람인양(물론 가해자 본인은 그렇게 생각했겠지만서도) 그들의 이야기를 한동안 들어주고 결국에는 가해자 본인의 생각대로 움직이도록 화학적인, 심리적인 방식으로 가스라이팅하는 모습을 보며, 결국 그 피해자들에게도 자신의 아픔을 온전히 드러내고 감싸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했구나 싶더라고요. 사건 자체는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지만 여러모로 참 마음이 아팠고 안타까웠던 죽음, 그리고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책의 미래 독자에게
A. 이 소설 전체를 읽으며 한 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건의 디테일한 요소들을 상상하면서 읽다보니 소름돋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대체 범인은 어떤 사람일까 아니 범인이 실제로 있기는 한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계속 읽었던 것 같아요. 물론 사건의 잔인성때문에 영화화된다면 18세 이상 관람가가 될 것 같지만, 게다가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해도 소설의 극적 재미를 다 따라오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처음에는 ‘내가 이걸 계속 읽어도 될까’ 싶었을 정도로 충격적이었고, 그럼에도 갈수록 흥미로워서 도저히 멈출 수 없었던 소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