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은 행복해지고 싶어! 감상

대상작품: 대학원생 죽이기. (작가: 유상, 작품정보)
리뷰어: Mast, 22년 12월, 조회 43

여러분은 대학원생 놀리기 혹은 대학원생 유머를 알고 계신가요?

모르시는 분은 없을 거라고 사료됩니다.

학부를 졸업하고도 더 나은 취업환경을 위해서 혹은 미래의 불안감으로 석사나 박사 학위의 취득을 위해 스스로 대학원에 입성하는 젊은 인재들.

그런 재원들이 한낱 조롱거리로 소모되는 것은 그러나 어제 오늘 일만은 아닌 듯 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접했던 대학원 개그는 미국에서 여전한 사랑과 지지를 받는 애니메이션쇼 심슨 가족이었습니다.

 

과거 방영된 심슨가족 시즌16 에피소드20

잘린 꽁지머리를 이용하여 대학원생 흉내를 내는 바트 심슨과 그런 아들을 나무라는 마지 심슨.

바트! 대학원생 놀리지 말거라, 그냥 잘못된 선택을 한 것 뿐이야.

 

라는 주옥같은 희대의 대사가 나온 에피소드는 본의 아니게도 국내의 많은 대학원생의 심금을 울렸더랬죠. 그렇게 어렴풋하게나마 정말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대학원생의 처우를 적나라하게 정조준한 창작물,

비인간적인 처우, 차라리 산업용 기계의 대우가 나으면 나았지 싶은 괴롭힘 가득한 부조리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엽편 소설 ‘대학원생 죽이기’는 사회고발물이 아닌가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행복해지고 싶은 대학원생과 대학원생은 행복해져서는 안된다는 희대의 철학을 모토로 오늘도 암약을 하는 암흑조직…

조직은 정말 집요하게 땡땡씨를 괴롭힙니다. 상처에 소금을 뿌리기란 말도 자비롭게 느껴질 만큼 끈적하고도 음습한 괴롭힘.

우는 얼굴에 뺨갈기기, 때린 곳 또 때리기 정도가 아닙니다.

죽지 않을 정도까지 흠씬 대학원생을 두들겨주고는 60%까지만 정성을 들여서 치료를 해준 다음 다시 집요하게 공격을 가해 HP를 20~30프로 수준으로 낮춰 균형을 수호하는 집요한 변태들이라고 할까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싶은 공사를 넘나드는 잔심부름들

협박과 회유, 채찍과 눈먼 보상을 적절히 활용한 대환장 현상유지.

RPG게임에 등장하는 용사의 경험치 벌어주기 같은 귀여운 수준이 아닙니다.

그들은 어떻게든 대학원생이 대학원생의 분수를 유지하게끔 최선을 다하여 온갖 패악질을 가합니다.

몸과 마음이 상해 한계까지 마모된 땡땡씨에겐 과연 즐거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대한민국의 이공계의 발전을 위해서 대학원생 죽이기의 문화는 반드시 유지되어야 하는 걸까요??

숨이 턱 막히고 기가 차다 못해 헛웃음이 터져나와 사흘에 걸쳐서야 완독을 끝낸 소설

그리고 내심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아도 무관한 전공을 선택한 과거의 내 선택이 잘못된 게 아니었다는 안도감을 느끼게 하는 소설.

대학원생 죽이기

어지간한 괴물이나 귀신이 나오는 창작물보다도 교수님이란 세글자가 더 무서워지는 하이퍼리얼리즘 호러픽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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