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 안에서 당신은 나의 낙원 공모(감상)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별리낙원(別離樂園) (작가: 이연인, 작품정보)
리뷰어: 0제야, 22년 12월, 조회 92

*본 리뷰는 이연인 작가의 장편 연재 《별리낙원》 290회까지의 연재분 내용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사랑이란 멈추려 해봐도 바보같이 한 사람만 내내 떠올리게 되는 것”

 

‘진짜’ 사랑이란 무엇일까. 수많은 세월과 시간 안에서 대단히 명석하거나 뛰어난 사람들은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방식으로 그것을 정의하고자 애썼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을 그와 동일시하는 것(To love someone is to identify with them)”이라고 했으며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사랑은 그저 미친 짓(Love is merely madness)”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 말을 가장 정확하게 풀이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은 사랑을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어떤 표현도 그 정의를 보는 한 개인의 사랑을 정확히 가리키지는 못한다. 사랑에 관한 모든 말은 전부 진실인 동시에 거짓이다. 사랑은 어떤 사람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들지 않는 감정이며 그것을 객관적으로 정의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짜’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이렇게 물어온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궁극의 사랑이 바로 그것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감정에 있어 보편성이란 적용될 수 없으며, 안타깝지만, 사람은 가장 일상적이고도 익숙한 ‘사랑’이라는 것조차도 우리의 언어로 정의 내릴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어떤 로맨스의 궤도가 우연히 자신과 맞아떨어지거나 특정한 사랑의 격언이 마음을 울리는 경험을 하곤 한다. 사랑을 모두의 마음에 맞게 재단할 수는 없지만, 비슷한 사랑의 떨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언제나 생긴다. 그것이 문학이나 영화, 음악 등에서 발생하는 로맨스의 팬덤은 그들에게 고유한 사랑의 진동수와 꼭 맞는 울림을 찾은 이들이다.

그러니 자신에게 울려올 ‘진짜’ 사랑을 찾는 당신에게, 그리고 그런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당신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로맨스가 있다. 이 사랑의 울림은 묵직하다. 촘촘하고, 헌신적이다. 수신을 섬기는 나라 천한국, 화신을 섬기는 나라 사미르. 마치 서로 다른 두 행성에서 온 여자와 남자를 표현하던 어느 책의 제목처럼 전혀 다른 문화와 언어, 사회상을 지닌 곳에서 자란 두 사람이 정치와 사회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사랑을 완성해간다.

‘망나니’라고 불렸으나 실은 뛰어난 실력의 천한국 제2황녀 이진원과 사미르 반도의 아르투르에서 술탄의 다섯째 아들인 선우가 서로의 삶을 조금씩 나누어 가는 과정이 이연인 작가 특유의 촘촘하고 예스러우며 깔끔한 문체로 표현되는 장편 연재 《별리낙원》에서 독자는 현실과 이상, 가상과 실상을 넘나드는 로맨스의 여행을 하게 된다.

사랑이란 이별일지라도 그 끝은 낙원이리라는 가정을 정면에 내세우는 이 이야기는 제목마저 단정하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치 않을 네 글자에 섣불리 말을 얹었다가는 어디 흠이라도 날까 조심하게 된다. 그러나 환상적이고도 애틋한 이 역사 로맨스에 아직 발을 딛지 않은 누군가를 위해, 천한국과 사미르 반도의 아르투르, 그 안에서 무엇 하나 양보하지 않는 치열한 정쟁의 순간 피어나는 단 하나의 사랑을 소개하기 위해서라면 곁가지 하나쯤은 당신에게 내밀어도 되리라 생각하며 몇 자 적어보기로 한다.

미리 말하건대 우리가 지금부터 느껴볼 사랑은 녹록지 않다. 한 나라의 황녀와 술탄의 아들이 만났다고 해서 무작정 해피엔딩일 리는 없다. 둘은 당쟁과 전쟁의 피바람, 반목과 모반의 줄다리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시작된 인연이었으며 이별이 사랑의 전제였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칼로 자르듯 정해지지 않는다는 듯 언제부턴가 둘은 이별보다 먼저 낙원을 떠올린다. 서로의 마음에 기대어 풍파와 역경에 맞서는 이 각별한 관계에 속절없이 공감하고 응원하게 된다.

적국의 남자를 ‘가인’이라고 부르기까지, 천한국 제2황녀 진원의 파란하고도 만장한 여정을 따라가 보자. 천한국의 차기 황제를 탐하는 수많은 권력의 다툼 안에서 타국의 견제를 온몸으로 부딪히며 나아가는 망나니 황녀는 그 화려한 별명대로 뜨거운 사랑을 완성할 수 있을까. 여성과 남성의 구획, 권세와 시선의 싸움, 이방과 낯섦의 영역을 넘어 분투하는 이토록 치열한 두 사람의 연애를 기꺼운 마음으로 좇아 보자.

 

 

1. 외강내유, 촘촘한 문장 속 한 줄기 애틋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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