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는가? 청춘? 자유? 성인? 전공? 편입? 동아리? 주점? 축제? 나는 대학하면 조별과제, 흔히들 말하는 ‘팀플’이 생각난다. 과거든 현재든 대학생들 사이에서 팀플은 악명이 높다. 공동 과제에 열의가 없거나 성실하지 못한 ‘뺀질이’들이 팀플에 무임승차하려는 게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다들 한번씩은 그런 사람들을 만나봤을 것이다. 나도 그렇고. 그래서 팀플이 최대한 없는 수업을 골라 듣거나 팀플을 하게 되더라도 꼭 친구들과 같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조별과제수업 수브니에는 다른 식으로 악명이 높다. 우가 흔히 생각하는 수업 방식과도 다르다. 교수님은 수업에 들어오시지 않고, 조교가 수업을 진행하며, 팀 구성이나 공동과제도 각자 알아서 결정해야 한다.
‘버리지 못하는 것을 버려주기’ 라는 큰 틀만 있을 뿐. 어떻게 보면 수업이라기보단 동아리 활동에 더 가깝다. 과연 이런 수업에서 뭘 배울 수 있을까? 수업의 목적은 무엇일까?
주하와 서윤, 윤정, 승희, 맥스, 샘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이 수업을 들으며 의뢰를 해결하는 것을 보며 이 수업의 진정한 의미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보기가 싫든 소중하든 내 감정과는 상관없이, 한 물건에는 그동안 나와 함께한 시간이 담겨 있다. 물건의 존폐여부(표현이 너무 거창하기는 하지만)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그 물건이 나에게 어떤 존재였는지부터 짚어나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과거의 나와 마주치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 흔히 말하는 ‘추억여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때는 이랬었지, 왜 내가 그런 선택을 했었을까, 이것때문에 현재 내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되었구나 등. 기억이 켜켜이 쌓여 현재의 ‘나’가 있게 된 것이니만큼 현재의 내가 있게 도와준 과거의 ‘나’에 예의를 다해보자는 것,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에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알아가는 것. 이 모든 것은 자신을 스스로 마주했을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 수강생인 주하도 수브니에 수업을 통해 부정해왔거나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의 마음과 마주했고, 윤정도 마찬가지이며 의뢰인인 송현이나 아현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의뢰인들은 해결된 의뢰를 통해 한 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고 수강생들은 의뢰를 해결하면서 한 걸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잊고 살았던 나와 만나고 싶다면, 내 마음과 마주하고 싶다면 조별과제수업 수브니에를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