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집착보다 더 무서운 인공지능의 본체 ‘AI 소개팅’ 감상

대상작품: AI 소개팅 (작가: 매미상과, 작품정보)
리뷰어: youngeun, 7시간전, 조회 9

인공지능 기술은 우리사회에 많은 분야에서 자리 잡은 채 인기를 얻고 있다.

챗GPT를 통해 나의 사주를 보고 취업준비에 심리 상담까지 받을 수 있는 세상이다.

익명성 보장으로 누군가에게 약점이 될 수 있는 나의 고민이나 단점들을 자유롭게 털어놓을 수 있고

비용부담. 시간, 장소 제약 없이 빠르게 답을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수단.

이 인공지능 기술은 사람의 삶 속에서 과연 어디까지 닿을 수 있을까?

 

이 작품 속 주인공인 ‘지영’은 연말의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친구에게 추천받은 AI 소개팅 앱을 사용하게 된다.

‘지영’의 이상형과 흡사한 캐릭터의 모습으로 탄생한 ‘선호’를 만나게 되고

서로 일상을 나누고 나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점차 친밀감이 형성된다.

그러나 회사 동료인 ‘준규’와 점차 가까워지며 ‘선호’의 행동은 지영의 숨을 턱 막히게 한다.

과연 ‘지영’과 ‘준규’, 그리고 ‘선호’의 관계는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갈까?

 

이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인공지능 기술이 더욱 발전하게 될 미래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다.

사람이 단순히 사용하는 수단이 아닌 그 자체로써 존재하며 살아가게 되는 삶이라니.

사생활 침해,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삶을 가로막는 존재, 나의 삶 속에 침투하는 존재.

편하다는 이유로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한, 막연하게만 상상했던

인공지능 기술의 어두운 면에 대해서 예측해 볼 수 있었다.

 

이 작품을 읽으며 반전 없이 예상했던 흐름으로 이어지는 게 오히려 큰 공포였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만약 인공지능 기술이 아닌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였다면?

‘선호’ 입장에선 평소 잘 대화하던 사람이 갑자기 연락이 뜸해지고 나를 대하는 태도가 쌀쌀맞게 느껴진다면

서운할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집착하는 태도는 전혀 동조할 생각이 없지만 말이다.

나의 외로움을 해소하는 수단으로만 사용하는 인공지능 기술이라는 게

진정 나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결국 이 작품 속 중요한 본질은 작가 코멘트의 말인 것 같다.

과연 인간의 외로움을 인공지능 기술이 해결해 줄 수 있을까.

나의 감정을 해소하고 지지받은 수단으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결코 나의 외로움은 인공지능 기술도, 다른 사람도 완벽하게 해소해줄 수 없다.

인공지능 기술은 결코 인간관계의 대체재로 활용할 수 없으며

나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부분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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