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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작품: <짧은 판타지> by 유권조
리뷰어: 기자목, 6월 13일, 조회 101

로밀린 왕국을 다녀온 한 학자가 들려주는 각양각색의 이야기 모음집, 짧은 판타지입니다. 반짝반짝하지만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맛이 은근 매서운 이야기들 여덟 개가 독자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목차 삼아 말씀드리는 각 엽편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읽기 전에 / 길 잃은 마법사 / 운석철과 야공 / 소와 쥐 / 노래의 탄생 / 재판 / 흙 인형 / 무지개 / 왕의 수수께끼 / 마치며

 

[읽기 전에]와 [마치며]도 이야기로서의 매력이 반짝반짝하기 때문에, 저는 사실 이건 엽편 열 개가 모인 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만, 뭐 이것은 모두 판단하시는 분들의 몫이겠지요 :)

여튼, 이야기 시작합니다.

 

[길 잃은 마법사]

북부왕국에는 글자가 없다고 합니다. 왜 없냐고요? 글로 작성된 문서는 누군가 훔쳐볼 수도 있고 엉뚱한 해석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랍니다. 이 말을 들려준 징모관은 옛날 한 젊은 마법사와 글자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같이 들려줍니다. 징모관의 마지막 말이 특별히 기억에 남습니다.

 

[운석철과 야공]

야공장은 학자가 해 준 이야기에 대한 답례로, 운석사냥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야공과 천문관의 구별이 없던 시절에 대한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야공장의 현재에 대한 이야기까지. 날카로운 맛이 있는 결말입니다.

 

[소와 쥐]

학자의 길잡이가 해 준 이야기입니다. 소는 왜 우직한 일꾼이 되었고, 쥐는 왜 사람들 주위만 맴돌며 알곡을 훔쳐 먹을 궁리만 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고대 전설 쯤 되지요. 동화 같다 라고 생각하며 끄덕거리고 읽다 보면, 역시 결말의 서늘함에 느낌표 물음표를 외치게 됩니다. 이 전설의 출처는 과연 어디일까요?

 

[노래의 탄생]

노래답게도, 늙은 가객이 해 준 이야기라고 합니다. 신들과 구박만 받던 작은 신과 땅 사람들과 태어난 노래의 이야기. 집시가 피워놓은 모닥불 주위에서 아른대는 불꽃에 얼굴을 그을린 노파가 이야기해 줄 법한 그런 이야기입니다.

 

[재판]

이것은 누가 해 준 이야기는 아닙니다. 학자의 목격담이죠. 재판에 회부된 노인과 여자아이의 사정, 그리고 그에 따른 판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블랙유머 같기도, 시니컬하기도 합니다. 쌉싸름하죠.

 

[흙 인형]

학자가 와 있는 로밀린 왕국은 인계 최북단, 그야말로 혹한의 땅입니다. 그런 혹한의 땅에서 듣게 되는 사막의 이야기는 각별하겠지요? 왕과 보물창고와 흙 인형의 이야기입니다. 영도님의 골렘 생각이 나기도 하는데요, 비슷하단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왕은 좀 더 신중해야 했습니다.

 

[무지개]

천문관들이 들려준 이야기일까요? 구름신과 그의 시종 이야기입니다. 북부에는 무지개가 진할수록 가뭄이 든다는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알다가도 모를 이야기라는 결말을 보고 나면 또 뒷통수가 은근히 서늘해집니다.

 

[왕의 수수께끼]

열 살짜리 로밀린의 왕자가 학자에게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로밀린에서 왕이 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수수께기를 풀어야 한다고 합니다. 오직 왕만이 낼 수가 있고 다음 왕이 될 자만이 풀 수가 있는 그런 수수께끼. 오직 한 명만이 수수께끼를 알아야 하고, 그 답 역시 한 명만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형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왕자와 학자 사이에는 적막이 흘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말까지 본 다음 다른 왕자들을 생각해 본 후, 제게도 적막이 흐르게 되었습니다. 서늘하지요.

 

이 이야기들을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혹시나 짧은 이야기를 또 써주시지 않을까 기대해보았습니다만은 더 써주시진 않으셨더랬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작가님은 이 세계관을 버릴 생각이 없으십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요? [시오레 : 용사의 모험]이 연재되고 있으니까요!

이 글이 마음에 드시는 분은 분명히 시오레도 마음에 드실 거라 생각합니다. 유권조 님 글은 충분히, 세계관도 덤덤한 글투도 읽고 나면 남는 여운도 넘치도록 매력적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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