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과 먹방 그 사이에서.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흰둥이 딸 (작가: 서원, 작품정보)
리뷰어: 주디, 1월 22일, 조회 18

한동안 브라운관에서는 ‘먹방’이 대세였다. 처음에는 누군가 ‘잘’ 먹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대수롭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먹방’의 차별점이 다양하게 벌어졌다. 질 좋은 음식을 넘어서 ‘양’으로 승부하는 것이 무기가 되었다. 채널을 돌리다가 호기심으로 본 프로는 이내 최애 프로그램이 되었다. 밥을 먹으면서도 보고 그냥 앉아서 재방송이 나오면 계속해서 봤다. 어느 순간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었는지 재방송 하는 채널이 무수히 늘어났고, 먹고 또 먹는 모습을 보았다. 똑같은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맛있게 먹는지, 어쩜 조합이 궁합이 잘 맞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 밥을 먹을 때 나도 먹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고, 식욕도 늘었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그들과 같이 식탐을 갖게 되었다. 처음에는 호기심있게 봤는데 보다보니 그들과 같은 모습으로 바뀌겠구나, 하는 무서움이 들어 프로그램을 보던 시간도 줄여나갔다.

 

돋았던 식욕도 시간이 지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누군가 맛있게 먹는 소리는 나를 자극한다. 먹고 싶었던 음식, 접했던 음식을 맛있게, 많은 양의 먹는 모습은 가히 놀라울 정도로. 사람이 어떻게 먹지 하는 호기심어린 시선이 자꾸만 그들을 지켜보게 된다. 대책없는 먹방이야 말로 그대로 신세계였다. 빠져드는 순간이 한 순간이듯 빠져다가는 시간 또한 순간이었다. 정신을 차리는 순간 나의 욕망도 사라졌다.

 

서원 작가님의 <흰둥이 딸>은 사실적이다. 먹방과 식욕 인아와 한나의 대비가 흑과 백처럼 뚜렷하게 드러난다. 두 분류로 나뉠 수 있는 두 사람의 세계의 접점은 ‘흰둥이 딸’이다. 그래서 더 두 사람의 결말은 검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잘 읽히는 이유는 서스럼없이 그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이다. 요가 선생인 인아와 유튜버 먹방을 촬영하는 한나. 인아는 남편과 갓 재혼을 했고, 한나는 먹방을 하고 있지만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동시에 악플에 시달린다. 25년만에 어린 시절 친구를 만났지만 두 사람의 재회처럼 어린시절의 추억 또한 곱지 않다. 오히려 두 사람이 안 만나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러나 두 사람은 필연인지 악연인지 만났고, 두 사람 사이의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교차된다.

 

교차되는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더욱이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한나가 떠올리는 ‘그 음식’ 때문이었고, 그것 때문에 기피하고 혐오했던 인아의 욕망은 또다른 지점에서 발현되고 사라진다. 뚜렷한 대비가 마음을 사로잡았고, 독자로 하여금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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