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내재하는 공포, 매혹적인 이야기 공모(감상)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냐면 (작가: 엄성용, 작품정보)
리뷰어: DALI, 21년 10월, 조회 55

야심한 새벽, 어느 아파트 단지 내 산책로에서 벌어지는 짧고 강렬한 추격전입니다. 저는 이야기의 앞부분을 읽으면서 김이환의 단편 「바나나 껍질」이 떠올랐어요. 「바나나 껍질」에서 주인공 민서가 어두운 귀갓길에 정체불명의 남성으로부터 쫓기는 장면은 두 번 읽고 싶지 않을 정도로 공포스러운데,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냐면」에서도 부분적으로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현대 시민의 가장 큰 두려움은 평범한 일상 속에 잠재합니다. 우리가 겹겹의 안전장치를 달고 살면서도 끝내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한 뼘 짜리 보금자리에서 벗어난 순간 바로 옆의 어둠 속에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죠. 끔찍한 비극은 대부분 평범한 인간의 예측 범위 너머에 있습니다. 결국 이런 이야기가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포인트는, 나의 일상 또한 비극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어떤 확신에 찬 위기의식에서 기인하는 듯합니다. 작가는 「고속버스」에서 비슷한 주제를 다음과 같은 문장을 통해 인상적으로 표현해낸 바 있죠.

 

기억하셔야 합니다. 아주 일상적이고 사소한 곳도 충분히 무서울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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