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궁금해하지 않는 우리 삶이 미스테리 아닐까요? 감상

대상작품: 하늘은 파랬고 비가 내렸다 (작가: 위드, 작품정보)
리뷰어: 태윤, 8월 27일, 조회 37

개인적으로 ‘~~~고, ~~~다’ 로 끝나는 문장을 좋아해서 보게 된 소설이 바로 ‘하늘은 파랬고 비가 내렸다’인데, 아주 재미있게 읽은 지라 브릿G의 독자 여러분들께도 추천해 보고자 글을 남깁니다.

최근 자주 느끼는 건데 우리는 타인의 삶을 알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의 어떤 글을 보니 우연찮게 벌인 자영업이 잘 되서 지인들과 기쁨을 나누려고 수입을 공개했는데, 원치 않은 반응들만 보여서 공개한 것을 후회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다른 사람의 슬픔에 공감은 어느 정도 하는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의 행운이나 성공에는 잘 공감하지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일단 저부터가 그렇습니다.

그러다보니 괜히 들어서 배알만 꼴릴 바에는 차라리 안 듣고 모르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겠지요. 그리고 이젠 가족이라 해도 대소사를 모두 공개하고 나누지는 않는 문화가 된 걸 제 삶에서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편하고 내게도 그리 해주길 바라면서도 가끔은 누군가 내게 ‘잘 지내? 요즘은 어때?’하는 싱거운 안부를 물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는데, 이 작품은 그런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K의 실종 이후 주인공이 떠올리는 기억들을 따라가보면, 왠지 날 좀 살펴봐달라고 애처롭게 부르짖는 친구와 그걸 애써 외면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주인공에게 비난의 말을 던지기엔 그의 삶은 현재 우리의 삶과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불혹이 지나면 친구들 사이에 연락이 오가게 되는 경우는 경사보다 조사가 많은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메신져나 문자 메시지가 오면 가슴이 내려앉는 느낌이 들 때도 있더군요.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속담을 방패삼아 그저 잘 지내고 있길 바라며 하루 하루를 궁금해하지 않고 아쉬워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주인공에게 친구의 기억은 시계와 망고로 형상화됩니다. 시계는 서로 잊지 않았다는 약속의 증표같은 이미지가 되고, 망고는 친구의 그리 밝지 않았던 가정사를 떠올리게 하는 대상인데, 주인공은 그런 것들을 통해 친구에 대한 자신의 지분 혹은 아직 그를 생각하고 있다는 자기위안을 얻으려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실상 친구가 주인공에게 전하려 했던 메시지는 펭귄에 대한 대화를 나눌 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새끼 펭귄을 통해 전하려 하지만 주인공은 애써 의식의 화제를 돌리며 외면하지요. 이 작품을 보면서 느끼는 주인공의 감정은 ‘미안함’ 같습니다.

우리는 모두 타인이 내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내가 원할 때 원하는 만큼만 말이죠. 그리고 우리는 타인에게 관심을 보일 때도 그것을 통해 위안이나 심리적 보상 같은 걸 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친구 K는 세상에서 사라졌습니다. 그것이 단어 그대로의 실종인지, 아니면 주인공이 찾아주길 바라면서 어딘가 숨은 것인지는 이 글의 주인공, 나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내가 아끼는 사람이 사라졌을 때 고민없이 그를 찾아 떠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쉽지 않겠지만 그게 바로 우리가 굳이 살 비비며 모여 사는 이유일 것 같네요.

솔직히 이 작품은 미스테리라 하기엔 구성이나 결말이 시원하지 않지만 그런 아쉬움을 상쇄시킬 만큼 재미있습니다.

완독하고 나면 내 주변의 사람들과 나의 관계에 대해서, 나는 그들을 얼마나 찾아나서고 있는가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가치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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