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라는 통로로 이어진 새로운 세계 감상

대상작품: 영원한 세계 (작가: Girdap, 작품정보)
리뷰어: 호수, 17년 5월, 조회 82

전 국어를 굉장히 못합니다. 맞춤법은 거의 끔찍할 정도로 못하죠. 노력은 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실패했죠. 

이런 사람이 외국어 문법 문제를 마주했을 때의 절망감이 어떤 줄 아십니까? 노력은 했습니다. 안되는 걸 알지만 하다 하다 보니 언어를 연구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역사나 발음 단어의 어근 어미를 보며 의미를 파악하는 쓸모없이 심오한 연구였습니다.

이렇다 보니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 못해 멋있게 보입니다. 그리고 궁금해집니다.

르펜이 자장가에서 어렸을 적 유모의 자장가에서 뜻을 알게 되면서 느꼈던 공포감이 결국 언어에 대한 호기심으로 발현된 것과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중국인 친구가 있습니다. 한국어를 할 때 특유의 귀여움이 있습니다.(빅토리아나 성소가 한국어 할 때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중국어를 배우는데 그렇게 많은 고민은 필요하지 않았지만 성조를 배우자마자 언어에 대한 공포감은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1주일에 한번 2시간 듣는 가벼운 수업이었지만 성조를 배우는 것만으로도 3개월이 지났습니다.

서툰 성조로 친구의 중국어 이름을 말했을 때.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러다가
“비슷해요” “비슷해요”
마지막에는 ” 고마워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단순히 친구의 이름을 친구의 언어로 말했을 뿐인데 말이죠

 
이런 사소한 에피소드를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잔잔하고 느리고 아련한 글입니다.

진행상 이제 장작이 가득 쌓여 불만 지피면 될 것 같은 상황입니다.

워낙 재미있게 읽어서 작가님의 다른 소설도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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