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도 호러도 그저 그런 정도 감상

대상작품: 휴가 (작가: 하우인, 작품정보)
리뷰어: 레즈, 21년 7월, 조회 90

SF와 호러를 적당히 버무려보려고 했던 것 같은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썩 좋진 않다. 호러가 잘 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SF가 거기에 대단히 신선하게 작용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대부분 스릴러, 그 중에서도 범죄물에 가까워 보인다. 이상한 일들을 겪게되는 남편을 주인공으로 한사람의 시점으로만 진행하면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생기는 것을 이용해 긴장감을 끌어올리는데, 그런 점에서는 어느정도 장르성을 살리는데 성공한 듯하다.

그러나 범죄물로서의 이야기만을 전개하는 것 뿐 아니라, 그 사이에 초자연 호러물 요소도 섞어서 이야기에 대한 몰입감이 흩어진다. 장편이었다면 이 둘을 모두 충분히 채워, 어쩌면 한 작품에서 서로 다른 스릴을 동시에 느끼게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러기엔 너무 짧았고, 두가지는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쪽이든 만족감이 좀 떨어진다.

이는 특히 초자연적인 호러 요소가 더 그렇다. 그래도 나름 틀이 잡혀있는 범죄쪽과는 달리 이쪽은 그저 떡밥만을 뿌려뒀을 뿐, 결국엔 제대로 회수되지 않고 버려졌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잠깐 언급되는 SF 요소 역시 그 전까지 끌고왔던 이야기와 제대로 섞이지 않는다. 그래서 좀 급작스럽고 뜬금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SF 요소를 이야기 전개와 미스터리를 완성하는데 이용하는 게 아니라, 마치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잔뜩 벌려진 상황을 해제하는데 사용해서 더 그렇다.

그나마 고전적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인 신은 왜 그러는 것인지 제대로 전해주는데, 이쪽은 그것마저도 끝까지 미지의 무언가로만 남겨놓기 때문에 끝까지 의아한 이야기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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