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f-pollution – 동호회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동호회 (작가: 이시우, 작품정보)
리뷰어: dorothy, 17년 5월, 조회 126

.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제목을 보고 움찔한 분들, 분명 있으실겁니다. 아, 물론 이 작품이 단체로 모여서 수음을 하는 동호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 그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기묘한 동호회의 회원들은 어떤 행동을 하며 희열을 느끼고, 그에 더해 성적인 만족마저 느낍니다.

 

뜬금없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안 부장’ 때문입니다. 특별한 일 없이 살던 그는 동호회에 든 이후로 6시 칼퇴근에, 적절한 취미생활을 찾아 열심히 골프클럽을 휘두르게 됩니다. 남들이 보기엔 그야말로 건전한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 속의 실체는 어떠할까요.

 

이 작품의 주인공인 그는 삶에서 자극을 얻지도, 반응을 잘 보이지도 못합니다. 심지어 55세가 되도록 뚜렷한 취미 하나 가진 적 없는 인물입니다. 변함없지만, 그만큼 고루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죠. 아내와 딸은 그런 아버지에게 취미를 가지라 권합니다. 안 부장은 골프 동호회, 수입차 동호회 등을 가입하고 탈퇴하기를 거쳐 마침내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어떤 동호회에 가입 ‘당합니다.’

 

우리가 아는 동호회는 취미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친목을 도모하는 모임입니다. 태생이 그러하다 보니, 대부분의 동호회는 자신의 의지로 자유로이 가입과 탈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 부장이 가입당한 동호회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듯합니다. ‘선생’의 지휘 아래, 철저한 익명 시스템에 기대어 몇 명인지도 모를 사람들이 누가 누군지도 모른 채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상하게도, 평범하기 짝이없는 소시민이었던 안 부장은 묘하게 들뜨기 시작합니다. 더군다나 이 동호회에서 안 부장을 협박하는 이들을 처리해주기까지 하자, 그는 이 모임에 신뢰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몇 번의 탐색전을 거친 뒤, ‘활동’을 시작합니다.

 

 

살인은 영혼을 찢는 행위라고도 합니다. 자기 자신을 망치고, 오염시킵니다. 마스터베이션의 다른 말인 self-pollution을 리뷰의 제목으로 선택한 이유입니다. 안 부장은 이제 살인을 하는 것을 수음의 한 가닥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합니다. 단지 즐거움을 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되어버렸지요. 수음과 살인의 의미가 일맥상통하게 된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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