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G에서 타임 리프 공모전이 시작되었습니다!
뜬금없지만 쉬지 않고 공모전을 열어주시는 브릿G 여러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2월이 되면 여러 장르의 타임 리프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사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쓰여지고 보여진 타임리프 물이니 만큼 새로운 걸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작품 ‘우물 바닥에 있는 것’ 또한 신선한 뭔가를 찾기는 어렵습니다만
그런 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독서는 신선한 우유나 쌈채소를 찾는 게 아니고 재미있으면 장땡이지 말입니다.
이 작품은 사실 초반부만 보면 타임 리프물이라는 걸 짐작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 리뷰가 스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급히 들어서 숨기기 기능을 사용하였습니다.(그래 놓고 제목을 저렇게…;;;)
한번 겪어보신 것 같은 임산부의 끔찍한 고충(저도 가까이서 보았기 때문에 잘 아는 편인데 아주 디테일하게 묘사하셨더군요)을 고개 끄덕이며 듣고 나면 숨쉴 틈도 없이 휘몰아치듯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돐도 되지 않은 아이의 갑작스런 죽음. 게다가 그것이 가문의 부귀영화를 유지하기 위한 끔찍한 인신 공양이라면?
그저 편하게 살려고 몸도 가꾸고 가장 예쁠 때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곳에 시집왔다고 생각하던 주인공은 전혀 얘기치 않았던 상황, 아이의 죽음과 반복되는 하루가 한꺼번에 닥침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다잡고 해결책을 찾아나갑니다. 전형적인 엄마빠워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죠.
이 세상의 유일하고 완벽한 조언자이자 해결사인 엄마가 된 그 녀는 시댁에 보일 트로피와도 같았던, 그래서 아프고 귀찮기만 했던 아기를 지키기 위해 점점 진짜 엄마가 되어갑니다.
엄마가 나서면 안 되는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 녀는 아기도 지키고 수많은 아이들도 구해주면서 엄마로서의 첫 미션을 완벽하게 수행해냅니다. 앞으로 엄마로서 더 많은 난관들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우물 속으로 기약없는 잠수를 하고, 아기의 생명을 노리는 시댁 식구와 남편을 피해다니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고난이 있겠지만, 그 녀는 잘 해낼 것 같습니다. 진짜 엄마가 되었으니까요.
타임 리프가 주제인 소설들은 주제의 독특함 때문에 디테일에 매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장르 소설로서의 재미가 아주 뛰어난 그야말로 ‘재미있고 잘 읽히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타임 리프라는 주제도 살리면서 장르적 재미도 놓치지 않았죠. 거기에 최근 부모의 아이 학대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 읽은 작품이라 더욱 가슴에 남는 것 같습니다.
모정이 위대한 건 유전적 요인도 신이 내린 축복도 아닙니다.
그녀들이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가시밭길을 뒹굴거나 불속에 있어도 언제나 날 끌어안고 보호해줄 것만 같은 어머니의 숭고한 희생이 그저 천부적으로 생긴 게 아니라는 걸 최근의 소설보다 무서운 여러 사건들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한 여인은 아이를 낳고 그아이를 지키면서 한 엄마가 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엄마를 포함한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모두 평온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며 부족한 글을 마쳐야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