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간만에 본 유쾌하고 재미있는 단편-을 짧게 소개해 보고자 한다.
배경은 미쿡 라스베가스. 여행 온 모녀와 한 남자 앞에 자칭 라스베가스 최고의 탐정 ‘에르퀼 보들레르’가 등장해 내기를 제안한다.
호승심 강한 ‘단순’ 마초남 마이크는 500불에 혹해 내기를 승낙하고, 주인공과 10개의 문답을 주고 받기로 하는데…
후후… 이 짧은 소개를 본 당신은 이미 호기심이란 그물에 걸려든 것을 모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27매짜리로 짧은 단편이다. 커피나 차 한잔 하며 훅- 읽어나가기 그저 그만인 작품인 것. 나도 가급적 짧게 소개할 테니 짬내서 읽어보시라.
내기란 본디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통적인 마중물이다. 하지만 소재가 괜춘해도 뭔가 멱살 잡고 끌고 가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인것! 이 소설에는 치명적인 매력의 주인공이 있다. 날 믿어라(본인은 여간해선 이런 장담을 안 한다)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건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그는 미쿡 텍사스 지방의 순도높은 사투리를 쓴다. 찰지다. 처음엔 잉? 하지만 보면 볼수록 빠져들 것이다. 아니 영어 사투리를? 하시겠지만, 보면 안다. 에이~ 하지 마시고 그냥 즐기면 된다.
둘째, 보통 작품 속의 대화를 재미있게 하는 건, 뻔하지 않음이다. 주인공은 재치 있는 문답으로 이 작품을 끌고 간다. 생각보다 훨씬 속도감도 있어서, 벌써 끝? 아쉬움을 느낄 독자들도 있으리라. 나는 그랬다.
아, 아쉬운 부분도 있긴 한데, 마지막 추리부분에 약간 허점이 있다 느꼈다. 짧지만 추리가 담긴 만큼, 요거 열어보지 않으시길 바란다. 이미 보신 분들은 뭐…
‘그녀’ 에밀리가 헤롱거렸다는 묘사는 이전에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헤롱거릴 때- 이후의 서술은 ‘음 과연.’ 이지만, 정작 그녀는 지금까지의 묘사나 대답하는 모습만으로는 멀쩡해 보인다. 탄산이 들어간 칵테일에 약이 들어가 있었다면 그녀는 진작 헤롱거리고 있어야 하고, 그녀가 그 칵테일을 마시기 전이라면 그녀의 칵테일에 약이 타져있다는 걸 특정할 방법이 없다. 마찬가지로 약타는 걸 봤다는 식의 묘사가 있다면 모를까… 그녀의 칵테일을 바꿔주는 장면이 있지만 이미 얼음도 다 녹고 탄산도 다빠졌다는 서술이 있는 만큼 그녀가 그 전에 입을 댔다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운 만큼 복선 이상의 의미가 없다.
범인은 이 방안에 있다! 로 시작하는, 던져놓고 끼워맞추기가 아니었을까. (급히 쓰신 작품으로 알고 있다) 후다닥 쓰시다가 정작 있어야 할 묘사를 놓치셨거나 아니면 아시면서도 에이~ 그까이꺼^^ 하며 넘어가신 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물론, 이미 쿨함으로 가득 찬 분위기상, 이딴 거 따질 여지는 거의 없으리라. 넘어가자.
보고 나면 기분 좋게 입꼬리를 올리실 거라 확신하며, 추천의 감상을 마친다.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