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면접엔 당락이 없고 늘 남겨진 희망은 있다..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면접에 떨어진 날 (작가: 납자루, 작품정보)
리뷰어: 그리움마다, 17년 5월, 조회 44

신설과로 원서를 넣어 대학에 들어가게 되었죠, 처음으로 신설된 과이다보니 선배가 단 한명도 없는 우리가 처음인

과가 생긴겁니다.. 어쩔 수 없이 이런 코흘리개들을 챙겨줄 선배들은 단과 학생회를 이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문과인 관계로 대다수의 학생회 선배들의 과는 심리학과, 사회복지학과, 사회학과등을 중심으로 한 민중운동의 선봉

장(?!)이신 분들이셨죠, 그 시절 학내 운동권의 중심은 언제나 사회학을 중심으로한 문과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니 대학생활의 시작과 함께 운동권의 영역속에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죠, 그동안 어린

저의 삶에서 알지 못했던 사회의 정의와 일그러진 진실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거죠, 선배가 쥐어준 철학

에세이를 읽으면서 시대의 문제를 논하고 민주화운동을 위해 기꺼히 이 한목숨 바치리라 여겼던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선배가 앞서 대치한 데모현장에서 뒤선에서 꾸준히 소주병과 신나를 나르며 화염병을 만드는 시절이었죠,

그러던중 동기인 친구가 선발대로 나서 화염병을 던지다가 전경들이 던진 돌에 화염병이 터져 몸에 불이 붙은 상황

이 발생했죠, 뒤에 있었던 저는 전혀 그 상황을 몰랐고 급하게 친구의 몸에 불을 끄고 업고 달려가는 선배들의 모습

만 멍하니 바라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병원에 입원을 한 친구를 방문하고 온몸에 화상을 입고 힘겨워하는 친구

의 모습에서 순간 무서움이 일었던 기억도 납니다.. 뒤이어 병원을 지키는 사복경찰에서 붙잡혀 경찰서에 잡혀가서

밤새 조서를 꾸미고 협박과 미래의 삶에 대한 그들의 훈시를 다 듣고서야 훈방조치되었던 기억도 납니다..

 

마음이 그렇게 여물지가 못했던 것 같아요, 그 이후로 조금씩 운동권의 영역에서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런

저의 모습을 선배들은 당연히 이해하고 챙겨주고 누구나 그렇다고 마음속 깊은곳에 이 세상의 진실과 정의만 굳게

믿으면 언젠가는 이 나라에도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는 말로 못먹는 술 멕여가며 울며 기죽지말라고

했던 그 시절의 젊음도 기억납니다.. 딱히 잘사는 집도 아닌데다가 용돈조차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며 살아가던 시절

의 아이같은 대학생이었던 저로서는 감히 부모님을 거스릴 용기가 없었던 것 같아요, 여전히 친구들은 사회의 부조리

와 모순적 세상의 권력에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자신을 내던져버리는 모습도 봤습니다..

 

그런 친구들과 선배들이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새로운 세상의 기준이 마련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새로운

대통령이 새롭게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물론 세상 모든 부조리와 기득권과 모순과 딜레마는 그대로인 체 단지 그 중

심에 놓인 결정권자만 바뀌었지만 앞으로 조금씩 세상의 모든 일그러진 정의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믿습니

다만 세상은 쉽게 변화되지 않으리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면접에 떨어진 날”이라는 이 작품은 시대의 현실과 과거

의 삶에서 자신이 지키고 믿었던 신념에 상처를 입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현실속에

나약한 듯 보이는 한 대학생의 여유없는 삶의 언저리와 과거 자신이 믿고 지키고자 했던 그 시대의 현실의 희망이 여

지없이 무너져버린 한 어른의 삶의 대치가 보여집니다.. 안타깝죠, 세상은 여전히 그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듯 합니다..

 

과거에 그 누군가가 이루고자 했던 사회의 정의와 진실의 세상은 여전히 불평등과 양극화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배신과 이기심과 욕망의 기득권이 변함없이 세상의 중심에 서있고 그 흔한 흙수저 하나도 달랑 들고 나서지 못한

수많은 하루살이의 인생들은 여전히 오늘도 내일의 아이들에게 넣어줄 모이를 걱정하고 있는 세상입니다..

세상은 여전히 한순간에 밥벌이를 날려버릴 수 있는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그런 어른들은 자신들의 삶과 가족의

끼니를 위해 기득권의 지랄맞은 아량에 행복해하는 척 합니다.. 여전히 세상은 그렇죠,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자본주의적 돈지랄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같은 서민의 삶으로서는 그들을 당해낼 수 없습니다.

 

이 소설은 그런 사회의 조금은 극단적인 현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차씨라는 인물을 통해 그동안 그가 믿어온

세상의 신념이 어떻게 무너지고 어떤 생채기를 남겨놓는가를 말하고 있죠, 그리고 한 대학생의 학비를 마련하고자 찾으

일자리를 과거 자신과 현재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삶을 지탱하는 이유로 폄하하고 알량하다고 단정지어 버립니다..

잘못된 일입니다.. 물론 이 소설이 이야기하고자하는 세상의 모순은 충분히 인지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세상이 남겨준것이 지옥과도 같은 상처뿐인 현실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현실이 앞으로 희망을 남겨줄 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과거에 그가 당한 아픔이 세상 모든 모순의 진실이지는 않을

겁니다.. 언제나 세상은 극단으로 치달을수록 중간으로 달려가려는 항상성은 지니고 있으니까요, 여전히 세상은 양극단

의 불합리보다 중간의 이성이 이끄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과 타협하고 세상과 협상을 하더라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는 철학 에세이를 읽어면서 느꼈던 사회의 정의는

언제나 그대로 믿음으로 남겨져 있으니까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이 저에게 생각나게 해준 과거의 대학시절의

삶과 추억은 상당히 즐겁습니다.. 또한 이 작품이 보여준 조금은 극단적 세상의 모양새는 작가의 의도가 충분히 인식되

었지만 그 흐름에 있어서는 쉽게 수긍하기 어려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에게 하찮아 보이는 대학생의 알바가

그 당사자에게는 또 다른 끼니의 삶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물론 이 작품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한 단편적 상황으로 이야기를 진행했지만 그 속에 담긴 주제가 상당히 현실적이고 깊은 인식적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편하게 읽었지만 그 뒤에 느껴지는 감상은 상당히 씁슬한 기분입니다.. 이 또한 작가님의

능력이겠지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부탁드리고 이런 사회적 현실에 대한 에피소드의 방향성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어서 전 좋았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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