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령 리뷰_2미터 뒤에 ET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외계에서 온 독자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전 E.T입니다. 오래 전 영화라 아마 모르시는 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요즘 나오는 마블이나 코믹스의 캐릭터들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친근감으로는 최고입니다. 그냥 외계인 중 착하지만 못 생긴(?) 캐릭터라 생각하시면 될까요.
제가 이화령 리뷰를 쓰게 된 이유는 17일 저녁 이화령으로 라이딩을 떠났다가 작품 속 주인공을 우연히 봤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보신 분은 제가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한다는 걸 잘 아시겠지요. 네, 사실 전 종종 지구에 자전거를 타러 옵니다. 특히 욕설과 보복운전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한국의 스펙타클한 도로를 좋아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전 작품 속의 인물들과 함께 도로를 달려보겠습니다. 이화령 길로 가다가 주인공을 발견하고 무척 기뻤습니다. 이 늦은 시간에 같은 라이더를 보니 다가가 인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전 그가 작품 속의 인물이란 걸 알기에 꾹 참았습니다. 대신 전 제 자전거의 불을 끄고 그를 따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주인공이 자전거를 타다가 만난 첫 번째 인물은 무쏘 운전자였습니다. 그는 술에 취한 듯 했는데 주인공을 향해 위협을 하더군요. 순간 전 속으로 울컥했습니다. 그 소리가 저를 포함한 라이더 전체를 향해 하는 말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도로 위에서 자동차는 정말 라이더들에게는 무시무시한 존재들입니다. 그는 주인공에게 협박을 했고 뒤이어 이화령 터널에서 또 만나면 해꼬질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전 앞으로 이 운전자와 주인공의 대결 양상으로 이야기가 이어지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순진한 생각이었나요. 이후 이 무쏘 운전자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이 인물의 설정은 작가님이 의도하신지는 분명치 않았으나 일종의 맥거핀이라 생각이 듭니다. 이 운전자는 초반에 잠깐 등장하지만 극의 갈등을 고조시키고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 들이는 역할을 합니다. 즉 그는 훌륭한 페이스 메이커을 하고 떠납니다.
자 이제 워밍업을 마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하지만 전 이 후의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해드릴 여유가 없습니다. 누군가2미터 뒤에서 저희를 쫓아오기 때문입니다. 젠장 그는 살인광입니다. 살기위해선 도망쳐야 합니다. 이젠 정말 말을 줄여야겠습니다. Comming soon 이제부터 이화령 고개에서 죽음의 레이스가 펼쳐집니다! 기대해주세요.
과연 영화 E.T의 마지막처럼 누구의 자전거가 하늘을 날았는지, 작품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것으로 저의 짧은 리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