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란 게 원래 저런 놈들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은 소설 감상 이달의리뷰

대상작품: 완벽한 죽음을 팝니다 (작가: 지현상, 작품정보)
리뷰어: 이사금, 20년 8월, 조회 160

출간된 <한국 공포 문학의 밤>에서 인상적으로 읽었던 작품이라 이번에 다시 읽게 된 작품입니다. 보통 우리나라 공포물과 악마 소재는 뭔가 어울리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 소설은 악마 소재와 한국이라는 배경이 잘 어울렸던 소설이라 기억에 남았습니다.

보통 ‘악마’라는 존재 자체가 뭔가 기독교나 서양 신화를 연상하게 만들기 때문에 다른 공포소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았던 건지도 모릅니다. 한국 괴담도 역시 우리나라의 설화 영향을 많이 받아서 악마같은 알 수 없는 존재보단 억울하게 죽은 원귀 출현 소재가 더 많다는 느낌이랄까요.

가끔 공포물을 보는 사람들 중에서 서양의 악마가 출현하는 이야기가 별로 와닿지 않는다는 경우를 본 적도 있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이런 것은 문화차이에서 비롯된 감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단편 속에 등장하는 악마는 서양 괴담의 악마처럼 거리가 있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습니다.

영화 <검은 사제들>처럼 서구의 공포 소재를 한국적으로 잘 버무렸다는 감상인데 여기 소설에서 등장하는 악마가 배경이 한국임에도 어색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는 대가로 요구하는 것이 사람의 영혼이라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돈이라는 현실적인 것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여기서 악마는 철저하게 욕망을 추구하는 놈으로 등장하는데, 그 욕망이 악마면서도 사람마저 공감이 갈 만한 욕망인데다 사람의 의뢰 혹은 소원을 들어주는 척 하면서 자기 이로운 대로 결과를 이끌어내고 사람 통수를 치는 것은 어딘가 현실에 있을 법한 존재들을 연상하게 만드는 구석도 있었어요.

보면서 소설 속 부녀가 자기 처지를 원망하게 되는 상황마저 이용해 먹는 것은, 현실에서 절박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그들을 등처먹는 인간들을 보는 것 같았거든요. 소설이 보여주는 무서운 점은 이야기 속 부녀처럼 누구를 원망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답답한 운명 속에 빠지는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을 이용하는 악마같은 놈들은 어디에나 있다는 점일 듯.

따지고 보면 저 악마는 주인공들을 농락하는 초월적인 존재가 아니라 사람 기만하고 자기 이득을 챙기려는 현실 범죄자나 그런 놈들의 피해자를 양산하고 마는 사회를 비유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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