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모두를 구할 수 없을지라도. 공모(비평)

대상작품: 둘만의 기억 (작가: 천가을, 작품정보)
리뷰어: 루주아, 17년 4월, 조회 40

재밋었습니다. 발상은 독특했고, 이미지는 강렬했으며, 마무리는 나쁘지 않았어요. 읽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남자가 트리진 않았네.’ 였어요. 마지막 여자와 남자는 같은 기억을 공유하지만, 마치 그것은 일종의 환상적인 꿈 같은 것처럼 느껴지네요. 흔하디 흔한 헐리우드 액션 영화처럼 사랑만으로 모두를 구원하기엔 약간 부족해던 모양입니다. 최소한 남자는 구원받지 못했고, 어쩌면 여자도 그저 자기만족에 빠져있는 걸지도요.

사랑이 너무 과대평가 받고 있다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사랑이 과대평가 된 이야기를 품고 있고, 끝에서 그 이야기가 어쩌면 진짜가 아닐까? 하는 암시로 끝나는 구조는 마음에 들었어요. 액자형 구조속 이야기가 그냥 평범한 초상화인줄 알았는데 그 초상화가 살아 움직이는 걸 본 기분입니다. 덕분에 더 즐거웠던거 같아요.

등장인물들은 좀 아쉬운데 특히 액자 속 이야기의 마지막 젋은 남자가 그렇습니다.  “지금 아줌마가 이러면 ~ 두 개를 옮겨야하는 거야?” 라는 질문이 이 사랑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갑자기 현실로 끌어내려서 몰입이 깨진 기분이 들어요. 다른 인물들은 ‘둘만의 기억’이란 제목답게 그 둘의 관계와 여자가 지는 리스크, 남자의 낮은 회생가능성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혼자 커뮤니티와 자신에 대해 이야기 하니까요. 근식이나 아이를 안은 아줌마가 여성의 등을 떠밀어 주는 역할을 하는 만큼 둘의 관계에 집중해 리스크를 강조하거나 지금은 강렬하지만 영원할거 같지 않은 사랑에 대해 경고하는 케릭터가 있으면 어떨가 생각해 봅니다.

단편에 후속작이 보고 싶다는 것은 찬사가 아닙니다. 강렬함이 부족했고, 여운이 아니라 의문이 남는단 뜻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속작이 보고 싶네요. 건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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